[로컬 인사이드] 뉴스테이에서 민간개발 전환해 성공한 청천2구역 개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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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 주택전시관 / DLe&c 제공

조합·건설사 노력… 2900여 세대 일반분양 완판·124% 수익 '성공'
시공사, 이례적으로 경과·성과 홍보물 제작… 다큐멘터리 형식
2009년부터 2021년 4월까지 발자취 도표·그래픽으로 정리

인천 부평구 청천2구역 공동주택 개발 사업은 2015년 도시정비법에서 최초로 정비사업 연계형 뉴스테이 사업지로 선정됐다. 그러나 청천2구역을 포함해 전국의 뉴스테이 사업이 추진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이 발생해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청천2구역은 조합과 건설사의 노력으로 우여곡절 끝에 일반재개발 사업 방식으로 전환해 사업대행자 방식의 신탁형 정비사업으로 전환됐다. 청천2구역은 뉴스테이 사업에서 일반재개발 사업 방식으로 변경해 성공한 첫 사례로 꼽힌다.

전국 뉴스테이 선정 지역에서도 청천2구역의 일반재개발 사업 성공사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성 악화 없이 성공하기까지 숱한 난관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천900여 세대의 대규모 일반 분양을 2개월 만에 완판하고, 124%의 수익을 올리는 성공신화를 이뤄냈다.

청천2구역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의 규모는 5천50세대에 이른다. 최근 시공을 맡은 디엘이앤씨(이하 DLe&c)에서 사업 진행 경과와 성과를 소개하는 '청천2구역 히스토리'라는 홍보물을 제작했다. 국책사업으로 진행된 사업들이 건설 백서를 발간하긴 하지만, 일반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대한 경과와 성과에 대한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은 흔하지 않아서 화제가 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어려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기에 건설사에서 홍보물까지 만들게 됐는지 궁금했다.

홍보물은 청천2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해 하나의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내용으로 제작됐다. 조합원들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신탁사·시공사·설계사 등의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2009년부터 2021년 4월까지의 발자취를 도표와 그래픽, 자료사진으로 정리했다.

정비사업 연계형 뉴스테이 사업지로 선정된 이후 드러난 문제점과 원인, 사업성 개선과 정상 사업을 위해 뉴스테이 제도 개선에 대한 활동도 자세히 설명했다. 뉴스테이 제도 개선을 위한 각종 활동 사업대행자 방식의 신탁형 정비사업으로 변경 추진한 내용과 그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한 노력, 부동산 규제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분양을 완료하기까지의 과정까지 과정이 일목요연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청천2구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조합과 비대위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뉴스테이 사업에서 민간개발로 전환한 전국 최초의 성공사례로 관심을 끌고 있는 청천2구역 재개발사업 과정과 현재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해 살펴봤다.
준비 안된 채 시작한 '뉴스테이'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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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재개발 사업지 철거전 모습. /DLe&c 제공

로드맵 조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된 '뉴스테이'

리츠 매입 시점 너무 빨리 진행되는 등 문제점

 

뉴스테이 정책은 정체된 구도심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제도다. 주택도시기금 출자를 통해 도심에 양질의 신규주택을 공급해 주거를 안정시킨다는 것이 정책의 취지다.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5년 1월 뉴스테이 사업을 공포했다. 정부는 뉴스테이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소비자에게 최소 8년간 큰 폭의 가격 인상 없이(연 5% 이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세탁, 청소, 이사 등 주거 관련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혜택도 부여했다. 문제는 뉴스테이 정책이 급조되면서 기본지침이 없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로드맵'조차 없이 무리하게 정책이 추진된 것이다. 정책 이름만 지어놓고 운영지침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만들다 보니 체계적이지 못했다.



국책사업의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 추진된 정책이다 보니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정비사업 특성상 이주·철거에 2~3년이 걸리는 데도 리츠(REITs) 매입 시점이 너무 빨리 진행됐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투자신탁이란 뜻으로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Equity)에 투자하여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으로 증권. 주로 부동산개발사업·임대·주택저당채권 등에 투자해 부동산 임대료 수익을 통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는 방식을 말한다.

시범사업지 지정된 청천2구역, 출발부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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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2018년 2월 철거진행율 60% 모습/ DLe&c 제공

서민 주거 안정 목적으로 도입된 정책, 정부가 수익 챙겨

'일반재개발 사업' 전환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져

 

2015년 5월, 청천2구역이 공공지원 민간 임대 연계형 정비사업 시범사업지로 지정됐다. 청천2구역 뉴스테이 사업은 조합과 금융기관, 시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가 참여했다. 일반분양을 매입임대리츠가 일괄 선매입하는 방식으로 일반분양분(기업형 임대주택)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미비한 제도와 불공정한 매각가 결정, 매매계약 이후 가격 조정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계약금 지급 시기도 착공 후로 일방적으로 변경됐다. 결국, 사업비 대출 금융비용 증가와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1천100억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사업기간 지연 등에 따른 사업비 증가에 대한 재원은 조합원 분담금 외에는 충원 방안이 없었다.


서민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정책이 영세한 조합원의 추가부담으로 정부가 많은 수익을 챙기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반재개발 사업 전환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9년 초 조합과 시공사 등이 나서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나 HUG,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감정원 등은 리츠 수익률 조정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밝혔다. 정부도 추가 기금투자 심의도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전국 뉴스테이 27개 조합이 연합회를 구성한 것도 이즈음이다. 연합회는 뉴스테이 제도개선을 통한 매각가 인상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LH, HUG, 관련 지자체장, 국회 교통위원회, 국토부 장관 등에 전달했고, 국토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연합회는 공공지원 민관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제도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한편, 관계자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 형성으로 대응했다.

일반재개발 방식으로 전환…고비를 넘다

2019년 12월 사업 전환 '정비계획변경' 협의 이뤄졌지만

도시계획심의서 초교 일조권 침해 '발목'… 높의 조정으로 합의

임대리츠와의 위약벌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로 '또 한번 위기'


이러한 노력 끝에 2019년 12월 일반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정비계획변경 협의가 이뤄졌다. 인천시와 3개월에 걸친 협의 끝에 법적상한용적률을 제안해 협의를 마치고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었다.


한고비를 넘겼지만, 산 넘어 산이었다. 도시계획심의에서 초등학교 일조권 침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용적률, 높이 변경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면서 도시계획심의가 2차례 부결됐다. 조합 측은 학교 인접 동 10개 층 이상을 줄이라는 교육청의 요구에 대해 8개 동에 대해 높이 10% 이내 조정으로 협의했다. 세대 감소분에 따른 사업성 확보 문제는 조합과 시공사가 고민 끝에 다른 동에서 층수를 상향하고 타입을 변경하는 것으로 분양면적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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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2020년 7월 착공시 모습/ DLe&c 제공

 

2020년 7월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사업방식을 변경하면서 기존 매매계약 파기에 따른 임대리츠와의 위약벌(違約罰),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됐다. 뉴스테이 모든 사업 매매계약서에는 위약벌이 10%로 명기됐었다. 위약벌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벌금을 내는 것을 말한다. 위약금은 상대의 손해를 배상하는 성격이나 위약벌은 손해랑 상관없이 벌금이기 때문에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1심에서 패소 당한 조합은 2심에서 900여억원에 이르는 위약벌을 550억원으로 조정받았다.

일각에서는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550억원의 피해를 입힌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민간개발로 사업방식을 바꾸지 않고 기존 뉴스테이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면 조합원당 적게는 6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의 추가 분담금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었다.

뉴스테이 방식은 3천500세대였다가 사업방식을 전환하면서 5천50세대로 1천500여 세대를 증가시켰다. 1천500 세대를 늘려 분양함으로써 그 수익금으로 조합원들이 추가 부담금을 내지 않게 됐다. 550억원의 위약벌금을 내고도 분양으로 124%의 수익을 올렸다. 위약벌금은 손해를 끼친 것 아니다. 벌금을 내지 않았다면 민간개발사업으로 변경이 불가능했다.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밖에 없었다. 위약벌금은 일종의 투자금으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성공 이면에 드리운 내부 갈등

타지역 뉴스테이 사업장, 청천2구역 모델 삼아 자문 이어져

성공 이면에 드리워진 내부 갈등…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아직도 조합 내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550억원에 대한 위약벌이 조합원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사업 관련 업체 선정에 대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업체 선정 문제는 2018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이와 유사한 고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5월에는 일부 조합원들이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장 해임안을 의결했으나 법원이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해임무효 판결을 내렸다.

현재 조합 측과 비대위 간에 상충하는 주장은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경인일보는 지난 5일 비대위 측에 청천2구역 사업과 관련한 문제점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비대위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합과 시공사를 통해 비대위와 조합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비대위는 위약벌과 관련해 조합 측이 조합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조합 측이 이 부분에 대해 뉴스테이에서 민간개발로 사업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위약벌이 부과됐지만, 조합원들에게 추가 부담을 하지 않기 위해 분양 세대를 1천500세대 증가시켜 위약벌을 내고도 124%의 분양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위약벌금을 내지 않고도 민간개발로 사업을 변경했으면 550억원을 보전할 수 있었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조합 측은 "제도 미비로 인한 조합원 부담이 증가해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는 공동주택 가격의 인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부득이 일반 분양 사업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위약벌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뉴스테이를 진행하면서 비례율이 반 토막(조합원의 출자 자산만큼 조합원의 추가 부담 발생)이 나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위약벌보다 큰 것인지에 대해 모든 조합원도 이 점을 이해하고 위약벌을 감수하면서 일반재개발 전환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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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2021년 4월 현장. / DLe&c 제공

사업대행자인 무궁화신탁사도 이 문제에 대해 "뉴스테이 정비사업비 만기가 다가오면서 HUG 정비사업비 보증을 통해 약 2천300억원을 만기 전 대체상환을 완료해 조합의 채무 불이행 상황을 막았다"며 "위약벌 소송으로 HUG의 일반분양 보증 거부 시 사업대행자의 신용 제공과 보증으로 일반분양 보증을 적기에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신탁사 측은 "지속적인 HUG와의 협상을 통해 일반분양가 상한액인 평당 1천542만원 보증받았다"며 "조합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합원 분양가를 책정했고, 공사비도 인근 사업지에 비교해도 현저하게 저렴하게 협상했다"고 밝혔다.

국공유지 무상 양도와 우수관로공사에 대한 비리 의혹에 대한 고소도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 측은 2010년 발의자 대표가 조합장이었던 당시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국공유지 무상 양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던 상황이었으나 국공유지 무상 양도 용역을 수행하지 않고 용역비를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2019년 3월 총회 의결 이후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인천시, 부평구,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산림청, 교육청 등 6개 기관과의 무상 양도 협의를 완료하고 계약, 매각대금 납부 등의 절차를 거쳐 2020년 7월 13일 신고필증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장수산 우수관로 우회와 관련해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달 "2020년 6월 대의원회의에서 우수관로 설치 업체를 선정하면서 전자입찰과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않고 업체를 선정한 것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이 지급한 용역대금이 5억원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조합 측은 "장수산에서 내려오는 우수가 청천2구역 내 지하 관로를 통해 처리되었으나, 철거 완료 이후에 우수처리 방법이 없어 부득이하게 2020년 6월 장마철 대비, 이사회 대의원회를 거쳐 추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우수관로를 옮겨 빗물의 공사장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조합원에 대한 무상 제공 품목에 대해서도 비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조합 측은 "부상 제공 품목은 조합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계획한 일이었다"며 "오해와 억측으로 인해 조합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 주차장 확보 문제도 조합과 비대위 간에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대위 측은 주차장 추가 확보를 위해 기부하는 공원 부지를 이용해 지하주차장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 측은 이와 관련해 "구조적인 안전문제뿐 아니라 공원 부지 지하 주차장 개설공사비가 많이 발생하게 되는 문제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했다. 설계를 맡은 G종합건축사사무소 측도 이에 대한 답변 문서에서 "공원 하부 지하주차장 공사에 따른 인허가 일정 및 사업비(정비계획변경, 교통영향평가, 설계용역, 공사비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공원은 도시계획상 기부채납 시설로 향후 소유권이 부평구로 이관되기 때문에 지하층 주차장을 청천2구역 주민만이 사용한다면 구조물에 대한 소유권 권리관계가 정리가 필요하며, 도시계획업체에 확인한 결과 주민만을 위한 주자창 계획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G종합건축사무소 측은 "(공원지하주차장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공원 지하주차장을 공원과 중복 결정해 진행할 경우 정비계획변경이 이뤄져야 하는 데 용역사 선정과 인허가 소요시간, 설계용역기간, 시공사 선정,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아파트 준공까지 기부채납이 완료되지 않아 준공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공원지하주차장 주차대수를 2천대까지 확보하려면 지하 6층까지 공사를 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성공한 재개발 사업으로 평가는 받는 청천2구역 개발사업 내면에서는 조합과 비대위 간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청천2구역 사업장은 10층 이상의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고, 일부 마감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조합원들과 사업 관계자들은 조합과 비대위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입주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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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 조감도. / DLe&c 제공
뉴스테이 민간개발 전환 최초 성공 사례… DLe&c 선구자 역할 자부

부산을 비롯해 전국의 뉴스테이 조합들은 청천2구역처럼 사업 방식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청천2구역 사업이 난항을 겪었던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사업성은 떨어지고 조합원의 추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다른 조합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청천2구역 재개발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과 시공사, 신탁사 등이 적극적인 대처와 끈질기게 노력한 끝에 얻은 성과다. 뉴스테이 방식의 혜택은 그대로 수용하고, 분양 수익을 최대한 올릴 수 있는 민간 개발 방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재개발사업 20년을 넘게 해왔지만, 청천2구역처럼 힘든 사업은 처음 겪었습니다. 뉴스테이에서 민간재개발사업으로 전환해 성공한 1호 사업이다 보니 사명감도 컸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여러 말이 나오자 결국, 시공사가 나섰다.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서 조합이 흔들리게 되면 입주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 그동안 조합과 시공사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하면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는지를 조합원과 관계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개발사업 20년을 넘게 해왔지만, 청천2구역처럼 힘든 사업은 처음 겪었습니다. 뉴스테이에서 민간재개발사업으로 전환해 성공한 1호 사업이다 보니 사명감도 컸습니다." 시공을 맡은 DLe&c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얼마나 힘들고 우여곡절이 많았는지 모른다"며 "시공사와 조합인 한몸이 되어 사업을 성공을 이뤄낸 것에 대한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얘기를 간혹 듣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시공사가 본 뉴스테이사업은 한마디로 '무조건 안 되는 사업'이었다. 2015년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이 하락세였다. 공동주택 분양률이 낮을 때여서 특히 조합분과 일반분양으로 나누어진 재개발사업에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당시 정부가 뉴스테이라는 제도를 들고 나왔을 때 일반분양 매각분을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니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였다"고 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수도 있을 수 있지만, 시공사와 조합 그리고 관계자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으지 않았다면 청천2구역 재개발사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

임대사업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부터 잘못이었다는 것이다. 뉴스테이 일반분양분을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도록 돼 있는데 매각 시점이 사업시행인가 시점으로 맞춰졌다. 일반 분양의 경우 사업 시행인가를 받고 전체 사업비가 정해진 이후에 건설 시점에 맞춰 분양하는데 이보다 2~3년 앞서 매매계약을 체결하려다 보니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건설비 추가비용을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일반분양은 분양 시점에 분양가를 올릴 수 있지만, 이미 정해진 가격으로 일반분양분을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해버린 상태에서 분양가 조정은 불가능했다. 국토부도 이러한 문제를 일부 인정했지만, 뉴스테이 사업을 민간재개발로 전환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매매 계약을 취소하고 민간재개발사업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뉴스테이 출발 시점의 사업성이 100%였으나 임대사업자와 계약 시점에는 사업성이 60%로 떨어졌다. 조합원들이 7천~8천만원의 추가 비용 부담을 질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민간재개발사업으로 전환한 이후 분양 2개월 만에 100%를 달성했고, 사업성은 124%로 늘었다.

DLe&c 관계자는 "전국의 모든 뉴스테이 사업은 일반분양분을 임대사업자에게 매매하면서 계약서에 위약벌조항을 두었는데 이는 국토부의 표준계약서와 같은 의미였다"며 "민간재개발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임대사업자와 매매계약을 해지해야 했고, 계약에 명시된 위약벌을 감수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례적으로 사업 홍보물 제작한 경위를 물었다. 시공사 관계자는 "간혹 다른 사업장에서도 사업 추진 경위와 성과에 대한 홍보물을 만들기도 하는데 청천2구역처럼 뉴스테이사업으로 시작해 어려움과 난관을 이겨내고 민간개발사업으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가 처음이어서 홍보물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DLe&c 관계자는 "민간재개발사업은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너무 많아 완벽하게 일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수도 있을 수 있지만, 시공사와 조합 그리고 관계자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으지 않았다면 청천2구역 재개발사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

■청천2구역 추진 과정
2009~2010년 :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2010~2015년 :경기침체
2015~2016년 :뉴스테이 사업으로 활로 모색
2017~2018년 : 시범사업지 사업성 약화
2019년 상반기 : 뉴스테이 제도개선 추진
2019년 하반기 : 일반재개발 방식으로의 사업방식 전환 및 정비계획변경 협의
2020년 상반기 : 정비계획 변경, 교육청 협의
2020년 5~6월 :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발표
2020년 7월 : 사업시행변경인가, 공사 착공
2020년 11월 : 위약벌 소송 1심 패소
2020년 12월 ~2021년 4월 : 분양. 사업성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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