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어린이집 달랑 2곳인데 1곳 국공립 추진… 1곳 '폐원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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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는 대신면에 두 곳뿐인 민간어린이집 중 한 곳을 매입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추진한다. 이로 인해 70m 떨어진 나머지 한 곳 어린이집은 폐원 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여주시에 매입된 민간어린이집.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여주시가 대신면에 두 곳뿐인 민간어린이집 중 한 곳을 매입,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추진하자, 나머지 한 곳이 폐원 위기에 놓였다.

44개 마을 7천명이 살고 있는 농촌지역 대신면은 출산율 저하와 영유아 감소 등으로 보육시설이 공급 과잉인 상태여서 이번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실태조사 미비, 예산 낭비, 특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4일 대신면 A어린이집과 여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9년 11월 '2020년 어린이집 확충사업(기존 어린이집 매입) 수요조사'라는 공문을 관내 32개소(건물과 토지 소유) 어린이집 대표들에게 전달했다.



시는 조사결과 2곳이 신청했고, 이후 한 곳이 포기함에 따라 나머지 B어린이집에 대해 2019년 12월 감정평가를 진행했다. 그리고 2020년 1월 하나금융그룹 공모사업 신청, 5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결정 통보를 받았다. 이후 2020년 9월 '여주시보육정책위원회' 의결, 보건복지부와 하나금융 측 현장실사를 거쳐 실사 당시 건물 안전진단 등을 한 결과, 리모델링이 어렵다고 판단해 신축으로 사업을 변경했다.

여주시, 보육시설 공급과잉 불구
매입후 확충… 민간 '문닫을 판'
예산낭비·조사미비·특혜 논란


이 같은 사업 추진에 시의 실태조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기준 대신면은 보육대상 영유아수는 106명으로 5개 보육시설(민간어린이집 2개소, 병설유치원 3개소) 정원 186명 중 현원은 75명으로 정원 충족률은 40% 수요대비 공급과잉 상태다. 굳이 민간어린이집을 매입해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할 경우 나머지 민간어린이집과 병설유치원은 유지 및 존립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신축한 지 4년이 된 A어린이집은 "공문을 보면 매입 후 리모델링비 지원이어서, 우리는 신축해서 매도의향이 없었고, 인근 B어린이집이 신청해 구건물을 리모델링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갑자기 사업이 리모델링에서 신축으로 변경됐다. 그러면 어느 학부모가 신축된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지 민간어린이집을 보내겠느냐"며 "국공립어린이집이 개원하면 우리 어린이집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시 정책에 항의했다.

A어린이집은 지난해 말까지 시 여성가족과에 선정 과정에서 실태조사 문제와 리모델링 여부 등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다.

A어린이집 원장은 "시에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로 인한 민간어린이집 피해 대책과 상생방안을 요구했다"며 "지난해 12월 말 여성가족과장(전임)은 '(A어린이집) 피해 대책으로 사회복지시설로 매입하는 방침을 (시장님 결재까지) 받아놨다. 제가 자리를 옮겨도 인수인계는 하고 간다'고 말해 믿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은 없다"고 분개했다. 이어 "처음부터 신축 사업을 진행했다면 보육시설이 더 열악한 지역에 부지를 확보하는 등 예산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면서 민간어린이집 토지 건물 매입과 신축 건축비 등 예산(총사업비 11억1천만원)을 낭비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절차상 문제는 없다. 그리고 A어린이집의 매입 방침과 관련해 인수인계는 받은 바 없다"며 "출산율 저하와 영유아 감소,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으로 인해 민간어린이집의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는 전국 최초로 '폐원 어린이집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B어린이집 원장은 시 어린이집연합회장과 보육정책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오학동 공동주택 내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을 맡고 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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