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이 실시한 '2020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에서 MZ세대들은 코로나19로 가중된 일자리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기도 내 한 대학교에서 학생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1.12.28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코로나가 일자리도, 삶도 다 빼앗아가네요."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퇴사하고 1년째 재취업 준비 중인 이희진(27·가명)씨. 그는 새해가 다가올수록 취업 압박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20대 중반과 후반의 취업시장 경쟁력은 확연한 차이를 보여 해가 넘어가는 게 걱정이라고 그는 말했다.
김정우(25)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1년여 이상 취업 준비를 해온 김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시험과 면접이 연기되고, AI 면접 등 이전에 준비하지 않아도 됐던 새로운 전형이 생기며 큰 압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기도민의 26%(352만명)를 차지하는 MZ세대가 대체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취업난이 가중된 가운데 캠퍼스라이프, 데이트 등 친구·연인들과 함께할 시간도 줄어서다.
도민 삶의질 조사 활용 연구결과
취업문제에 주거·결혼계획 불안
28일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1년2개월간 도내 1만6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벌인 '2020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를 활용, 이 같은 연구결과를 냈다.
연구원에 따르면 M세대는 1985~1996년생, Z세대는 1997~2005년생으로 MZ세대 모두 공통으로 우울감과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일주일 동안 우울했는지 물으니 Z세대의 22.6%가 57~66세인 '1차 베이비부머(23.5%)' 다음으로 높았고, M세대 역시 21.7%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MZ세대가 생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배경은 취업이 힘들고 이로 인해 주거·결혼 등 미래 계획이 틀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삶의 질 증진을 위해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분야를 묻자, MZ가 뽑은 1순위 과제는 '고용과 일자리'였다. Z세대는 38.1% 응답률을, M세대는 34.4%, X세대는 29.8% 등으로 젊은 세대일수록 일자리 문제가 절실하다고 했다.
'바늘구멍'이라 불리는 취업 문제가 해결돼도 주거 문제가 잇따른다.
김씨는 "취업은 갈수록 힘들고 집값은 계속 오르니 미래에 과연 결혼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하락한 금리와 실물 경제로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등하며 높아진 주거비를 청년들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명종원·고건기자 ligh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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