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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경기] 경안천, 팔당상수원 오염 주범서 '생태하천' 탈바꿈

비오톱 습지·축사 이전… 오리·황새 노닐고 '힐링 흐른다'
입력 2022-04-03 21:16 수정 2022-04-05 10:58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4-04 5면

청석공원 벚꽃
경안천 청석공원. 2022.4.3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팔당상수원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던 경안천이 생태하천 주민 친수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되고 있다. 경안천이 팔당상수원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된 것은 1997년 경안천변의 공장·축사들이 쏟아낸 오·폐수가 한강물과 섞이면서 팔당호반을 검게 뒤덮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이때부터 지금까지도 경안천은 팔당상수원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히게 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1997년 4대강 물관리종합대책이 마련되고 상수원의 수질을 1·2 급수 이상으로 개선해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상수원수의 안정적 확보란 종합정책이 수립·시행에 들어갔다.

상수원 축산폐수 사건이 발생한 지 25년이 지난 현재 경안천을 따라 이동해 보았다. 


1997년 공장·축사 오·폐수 사건에
'4대강 물관리종합대책' 마련 계기
상류 운학천에 수변생태벨트 조성
1·2급수 수질로 정화 생태계 복원


용인시
용인 길업 수질정화 비오톱(인공)습지·침전지. 2022.4.3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용인시 용해곡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광주지역 20여 개 실개천을 아우르고 경안천을 거쳐 팔당호로 흘러간다.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운학천은 경안천 상류이면서 팔당상수원 발원지이다. 운학천은 '운학동, 호동, 해곡동' 등 3개 법정동을 관통한다. 운학천변 자전거도로는 해곡동에서 출발하면 운학동과 호동을 거쳐 경안천을 따라 광주시 경안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이곳에 수변생태벨트를 조성했고 마평동과 삼삼마을, 길업마을과 예직마을 중간의 인공습지는 많은 시민들의 산책로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길업·마평 수질정화 비오톱(인공)습지는 용인하수처리장 방류수와 상류하천의 비점오염원을 인공습지로 끌어올려 1·2급수 수질로 정화해 생태계를 복원하고 경안천의 사막화를 막는 유지용수 확보 역할을 하고 있다.

하천수를 유입해 침강 저류지에서 오염 물질을 아래로 가라앉히고 갈대 부들과 같은 정화 식물이 자라는 습지대와 연못·침전지를 거쳐 물의 정화가 이뤄진다.

경안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이뤄진 용인시 처인구 호동~포곡읍 일원은 콘크리트보 등 인공구조물을 철거하고 생태여울·자연형어도설치, 생태습지와 비오톱 조성, 수생식물·초화류 식재 등으로 수생동·식물의 종 다양도가 높아졌다. 경안천 내 멸종위기야생동물(수달, 흰목물떼새)의 서식이 확인되는 등 생태복원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완공한 경안천 하류수질 정화 인공습지는 수생식물의 정화작용을 통해 팔당호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줄이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용인 경안천(8.9㎞)및 청미천(1.7㎞), 광주 목현천(9.7㎞)에도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용인 유운·신원리 돼지농가 58→14개
수질오염총량제·수변녹지 사업…
시민들 천변 산책·자전거길 '북적'
조망권 따라 주택·토지 프리미엄도


또한 경안천의 축산폐수 오염지로 지목돼 왔던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유운리와 신원리는 30여 년 전부터 58개 축산농가가 돼지를 키우면서 발생한 악취가 3∼4㎞ 떨어진 포곡읍 내와 에버랜드까지 퍼지면서 민원이 잇따른 곳이다.

이후 용인시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축사 폐쇄·이전 시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이 일대 돼지 축사는 2018년 55개, 2019년 40개, 2020년 36개로 해마다 감소했고 현재는 14개소로 크게 줄었다.

경기도수자원본부와 환경부의 2021년 경안천에 대한 1년간의 수질 조사결과, 물 사용량이 제일 많은 7·8월을 제외하고는 평균 2PPM이하의 수질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에서 광주를 지나 한강본류로 흐르는 국가하천인 경안천은 총 길이 49.5㎞, 유역면적은 558.2㎢다. 팔당호 전체 유입수량으로 따지면 2% 내외로 미미하지만 경안천이 수도권의 식수원이고 오염부하량이 팔당호 전체의 16%인 주요 오염원으로 꼽혀 팔당댐이 들어선 이후 내내 규제와 관리를 받고 있다.

경안천 현재의 모습
경안천. 2022.4.3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경기도수자원본부 전문위원인 김동우 공학박사는 "집이 광주여서 매일 아침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경안천을 점검하고 있다"며 "경안천의 수질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천 수질이 양호해 많은 물고기와 철새들이 찾고 있을 정도로 하천 수질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안천 관리는 촘촘하게 이뤄져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등으로 묶여있고 도시 전체 오염원 배출을 규제하기 위해 수질오염총량제도 시행 중이다. 특히 한강유역환경청은 '수변녹지 조성사업'을 통해 상수원관리지역 내 토지를 매입, 녹지조성과 수질 환경개선을 위해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있다.

광주시 내 중앙을 흐르는 경안천 주변에는 주택과 상가, 공장지대까지 다양한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물고기 떼들이 보일 정도로 하천변 수질은 깨끗했다.

현재 경안천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변모했다. 경안천변 청석공원과 곤지암천에는 이른 시간부터 산책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자전거 길 또한 많은 라이더들이 이용하고 있다. 주말이면 가족단위와 청년층의 발걸음이 많지만 공원에는 쓰레기 하나 없을 정도로 청결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안천과 곤지암천에는 오리와 황새들이 찾아 물고기를 잡는 모습도 빈번했다. 특히 경안천 조망권에 따라 토지나 주택 가격이 20% 이상 차이가 나면서 경안천은 우수한 입지 조건이 되고 있다.

경안천에서 만난 김인숙(48)씨는 "팔당 상수원의 수질 오염 주범 경안천은 옛날 이야기"라며 "이제는 상수원 수질을 보호하는 가장 소중한 하천이 경안천"이라고 말했다.

또 경안천과 곤지암천이 합쳐지는 초월읍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경안천이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이 있는 토지는 일단 프리미엄이 붙는다. 주택이면 조망권 가치가 높아져 적어도 10~20%는 붙는다"고 했다.

"경안천의 깨끗한 물은 뛰어들어가 수영을 해도 무방할 정도다. 카페나 상가건물은 경안천의 조망권이 입지를 결정할 만큼 중요해졌다"는 그의 말에서 경안천이 시민들의 중심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팔당상수원 발원지인 용인시 처인구의 상류에서 광주시 하류 수질정화 인공습지까지 정화작용을 통해 팔당호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줄이고 생태계 복원이 이뤄지고 있는 경안천. 이제 수질오염의 주범에서 벗어나 광주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고 쾌적한 자연환경을 선사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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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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