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윤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수원지부장. 2022.3.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
기업독점방지법이 우리나라에서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기 아닌가 싶다
8일 수원 인계동에 위치한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수원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김남윤 지부장은 현대자동차의 사실상 중고차시장 진출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김 지부장은 "불투명한 중고차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고,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하는데 이는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의 진출 명분이 크게 ▲신차 대비 비대해진 중고차 시장 ▲중고차 시장의 불투명 ▲수입차와 달리 인증중고차 없는 국내차의 역차별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들 명분들은 모두 반박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현대차 시장진출 명분 3가지 '모두 반박 가능'
신차 대비 비대한 시장… 매입, 되파는 것 합쳐 집계해
집계불투명한 시장… 데이터 오픈 '정보 비대칭' 줄어
인증중고차 역차별… 제조·보험 등 독과점 하겠다는 것
'지난해 완성차 신차 판매대수는 190만대로, 중고차 판매대수 390만대의 70% 수준에 그친다'는 자료에 대해 김 지부장은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신차는 판매대수만 집계하지만, 중고차는 중고차매매상사가 매도자로부터 차를 매입한 뒤 소비자에게 되파는 것까지 합쳐서 집계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지부장은 "상사가 돈을 들여 사오고, 판매한 대수를 모두 집계한 결과"라며 "역으로 중고차가 신차의 70% 수준에 있는게 팩트"라고 말했다.
불투명한 중고시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지부장은 "20년 이상 '레몬 시장'이라는 프레임을 주장한다. 이미 중고차 시장은 매입 관련해 '헤이딜러', '다함께차차차', '365사고이력조회사이트', '카히스토리' 등 차량 관련 데이터가 오픈됐다. 어느 곳에서나 특정 차량에 대한 이력을 검색할 수 있어 정보 비대칭이 줄었다. 예전 데이터를 가지고 정보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앞으로 다른 대기업들도 거래하고 있는 중소기업, 유사협력업계를
잠식하는 명분을 만들어 침입할 것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여부는 이르면 다음 주 판가름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진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중고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연다. 심의위에서 중고차 판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 판매업에 진출이 불가하다. 때문에 중고차 업계는 이번 심의위 결과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김 지부장은 "현대·기아차와 상생을 할 수가 없다. 체력 자체가 다르다"며 "만일 이게 허용된다면, 앞으로 다른 대기업들도 거래하고 있는 중소기업, 유사협력업계를 잠식하는 명분을 만들어 침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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