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로 본 공연을 준비 중인 제임스 김 예술감독. 2022.3.17 /수원시립합창단 제공 |
경기도 최초의 전문 합창단이자 창단 40주년을 앞둔 수원시립합창단의 제5대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제임스 김(James Kim) 감독은 "수원시립합창단이란 출중한 연주단의 감독으로 오게 돼 무한한 영광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된다"며 기쁨과 동시에 책임감의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김 감독이 수원시립합창단과의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8년 수원시립합창단의 미주 순회공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합창단이 공연을 한창 준비하던 중 당시 예술 감독이 사임해 순회 연주가 취소될 위기에 몰린다. 합창단은 해외에서 왕성히 활동하던 제임스 김 감독에게 긴급하게 도움을 청했고, 제임스 김 감독은 흔쾌히 이를 수락한다.
그는 "이미 스케줄과 예산이 다 짜여 있었고, 공연에 참여하는 인원도 한둘이 아니라 고사할 이유가 없었다"며 "그런 우연한 기회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인연이 된 것"이라고 회상했다.
4년 전 미주 순회공연 감독 한차례 인연
오늘 SK아트리움 대공연장서 취임 공연
새 시작 의미로 바흐 'B단조 미사' 선사
18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릴 취임 공연에서 제임스 김 감독이 선보일 연주는 바흐의 'B단조 미사'다. 그가 첫 공연에서 이 곡을 선정한 이유가 무엇일까.
제임스 김 감독은 "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바흐의 곡을 하고 싶었고, 고민 끝에 고른 게 'B단조 미사'"라며 "10년 전, 콜로라도에서 창단한 '바흐 앙상블'의 첫 공연과도 같은 곡이라 내겐 새로운 시작이라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연주 선정 이유를 밝혔다.
"다양한 솔리스트 무대로 즐거움 줄 것
혼돈의 시기인 만큼 평화·위로 주고파"
제임스 김 감독은 이 기회를 통해 '바흐 음악은 지겹다'는 통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바흐 음악은 성부의 변화는 물론 스타일도 다양하다"며 "특히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테너 등 다양한 솔리스트들이 무대를 채워 귀를 더 즐겁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혼돈의 시기인 만큼, 평화와 위로의 연주가 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그의 첫 공연의 마지막 합창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Dona nobis pacem)다. 코로나19로 불안과 우울에 허덕이는 시민들에게 작은 울림이 되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관객들에게 잔잔한 물결로 전해질지 주목된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