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한국인의 숙명일까'.
새해 세우는 목표 중 가장 많은 것은 아마 '다이어트'일 겁니다. 객관적인 조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이라면 대체로 동의할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는 비단 젊은 사람들의 문제일 뿐이 아니어서 여러분의 부모님, 선생님도 이 네 글자를 언제나 머릿속에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기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기자는 본질적으로 외근, 즉 밖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사건·사고가 벌어진 현장을 다니기에 사무직이 아니어서 활동량이 많을 것 같지만, 실은 반대급부가 있습니다.
현장을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고, 사람을 만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식사이기 때문에 식사 자리가 잦은 편입니다. 거기에 현장에 다녀온 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기사를 작성하는 시간이 길고 업무 스트레스에 폭식하는 증상까지 겹치면 살이 찌는 일을 피하기가 요원합니다.
이 때문에 기자들 중 "기자가 되고 나서 살이 쪘다"고 말하는 게 열에 아홉은 됩니다. 경인일보 체육부 김형욱 기자가 다이어트 체험에 나섰습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현직 기자의 다이어트 기록을 소개합니다.
/클립아트코리아 |
"밖에서는 기자, 실상은 평범한 직장인. 여느 직장인이 그렇듯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건강한 한 끼 보다는 든든한 한 끼를 찾다 보니 기름진 음식을 주로 선택할 수밖에 없고, 야식은 하루 중 빼놓을 수 없는 일과가 됐습니다. 직장인에게 운동은 생존입니다. SNS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뽐내지만, 많은 직장인은 건강검진 결과만이라도 잘 나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중략) 헬스와 러닝 등 보편적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다이어트에 성공도 해보고 요요로 고생도 해본 경인일보 문화체육레저팀 김형욱 기자. 억지로 운동하는 것이 아닌 재미있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찾아갑니다."
김 기자는 최근 한 달 동안 '점핑 다이어트'에 도전했습니다. 2월부터 기사는 물론이고 경인일보 유튜브를 통해서 김 기자의 점핑 다이어트 도전기가 소개됐고, 이윽고 한 달이 지나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결과는? 2.2㎏을 감량했습니다.
김 기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한 달 감량 2.2㎏. '작심한달 프로젝트-점핑 다이어트편'을 통해 얻은 성과다. 보는 사람에 따라 크다면 큰 변화고 적다면 적은 변화지만,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30대 후반 한달 눈물겨운 '노력'
식단조절 없이 운동으로 2.2㎏ ↓
혹자는 2㎏ 감량은 하루쯤 밥을 안 먹어도 가능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합니다. 종목을 바꿔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김 기자의 행보에 여러분도 관심이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30대 후반 직장인의 다이어트 도전기를 소개한 건, 이 문제가 비단 '젊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 입니다. 하지만 '젊음'과 '다이어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건 자명해 보입니다. 본디 청춘은 육체적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건강한 몸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끓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의 '다이어트'를 바라보는 2가지 시선이 있습니다. 하나는 청춘의 본능으로 생각해 받아들이는 쪽입니다. 미디어에 소개되는 또래인 아이돌 가수의 모습을 동경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다이어트가 자연스럽다는 의견입니다.
반대로 '성장기이기에 청소년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균형 잡힌 육체로 성장하기 위해선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데, 섭취량을 제한하는 식단 다이어트는 고른 성장에 장애가 된다는 의견입니다.
후자 의견의 연장선에서 미디어에 지나치게 마른 사람이 출연하는 것, 마른 사람을 동경하는 듯한 발언이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일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은 유럽 선진국에서 지나치게 마른 모델을 패션쇼에 서지 못하도록 규제했다는 근거를 들면서 '미디어가 다이어트를 강요한다'고 주장합니다.
아름다운 몸 추구 '건강한 욕망'
미디어 '감량 강요 제한' 의견도
미디어에 대한 이런 인식은 실제 미디어 산업을 바꿔 놓기도 합니다.
수십 년 전에 소개된 디즈니 동화 속 주인공들은 백인·금발로 소개됐습니다. 호리병 몸매를 한 백인 금발 여성이 미(美)를 일률화 한다는 비판이 일었고, 과거 디즈니 애니메이션 동화를 실사화하면서 흑인 여성이나 다소 통통한 주인공을 섭외하는 식으로 교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년 내에 우리가 접하게 될 실사화 영화에선 어렸을 때 그림책으로 보았던 주인공과는 다른 모습을 한 주인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의 기준을 교정하려는 움직임, 미디어를 통한 다이어트 강요에 제한을 두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한쪽에선 여전히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경인일보에서 제작하고 있는 김 기자의 다이어트 도전기는 식단 조절 없는 운동을 통한 건강한 다이어트를 추구합니다.
여러분은 청소년의 다이어트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회가 혹은 타자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억지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인가요. 어느 쪽이건 올바른 다이어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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