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는 고사하고 삼겹살도 이제 못 먹겠네요. 너무 비싸요."
6%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물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상황에 경기도 6월 외식 물가도 올랐다. 가장 상승률이 높은 것은 삼겹살이다. 1년 전 1만4천730원이었던 삼겹살(200g 기준) 평균가격이 올해 6월엔 12.2% 올라 1만6천529원을 기록했다. 삼겹살 1근(600g)을 먹으려면 5만원은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서민 음식'의 대표 메뉴였지만 고물가에 지갑이 한층 얄팍해진 서민들에겐 삼겹살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마트에서 구매해 집에서 구워 먹는 일조차 쉽지 않다. 지난 5일 통계청의 6월 하순 가격 동향에서도 냉장삼겹살(1㎏) 가격은 2만9천280원으로 평년(5년간 최고·최소값을 제외한 3년 평균) 대비 30%가 올랐다.
삼겹살 외에도 대표 외식품목들의 가격이 줄줄이 올랐는데 김밥 1줄은 2천608원에서 2천914원으로 11.7%, 칼국수는 7천327원에서 8천34원으로 9.65% 상승했다. 평균 상승률은 8.7%로, 이는 1992년 10월 8.8%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29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두 올랐지만 삼겹살 가격이 더 뛴 셈이다.
다른 외식품목 상승률보다 높아
산지가격은 하락… 양돈농 시름
외산 무관세 공급 소식 '한숨 더'
원인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이 거론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사료 가격 인상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지만 오히려 돼지 산지 가격은 떨어지는 추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7일 도매가격은 ㎏당 7천159원이었는데 한달 만인 지난 6일에는 6천519원에 거래됐다. 삼겹살 가격이 올라도 양돈 농가들에는 체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외국산 돼지고기 5만t에 무관세를 적용·수입해 국내에 공급키로 한 점이 양돈 농가들에겐 시름을 더하고 있다.
삼겹살 가격이 치솟아 서민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판단에 이러한 조치가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외국산 돼지고기에 상대적으로 쏠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육가공업체들이 값싼 수입 원료육을 쟁여놓을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삼겹살 가격이 올랐다는데, 돼지 산지 가격은 떨어져 양돈 농가들은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료 가격이 올라서 겪는 어려움이 큰 데다 외국산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이 미칠 영향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강기정·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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