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지마을 일대엔 너른 송포들녘이 펼쳐져있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밥의 기원일지도 모를 이곳의 농토는 한강 유역에 있어 예로부터 기름졌다. 쌀로 명성이 높은 김포지역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 벼농사엔 최적이다.
도시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차츰 농지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고양지역의 쌀 상당 부분이 송포들녘을 중심으로 재배된다. 지난해 고양시에서 생산된 벼 5천283t 중 60%가량인 3천200여t이 송포동 일대에서 재배됐다.
오래도록 벼농사가 성행했기에 이곳에서 재배된 송포쌀은 예전부터 유명했다. 지역에서 재배되는 쌀브랜드가 고양쌀로 통합된 이후에도, 송포쪽 고양쌀을 더 인정해줬다는 게 송포농협측 설명이다.
십수년간 고양쌀이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아 왔지만, 쌀밥의 시작점인 송포들녘만의 차별성을 모색하고 싶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다.
낮·밤 기온차 큰 '송포들녘' 생산
멥쌀·찹쌀 중간 성질, 우윳빛 색
2017년 고양시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협업해 개발한 벼 품종인 가와지1호가 기반이 됐다. 벼 품종의 이름은 가와지볍씨에서 따왔다. 쌀 브랜드 역시 '가와지쌀'로 명명했다. 2019년 지역 내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를 시작해 올해 4년차를 맞았다.
재배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쌀 브랜드 인지도가 비교적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찰지고 윤기 있는 가와지쌀 특유의 밥맛이 한 몫을 한다.
가와지1호는 멥쌀과 찹쌀의 중간 성격을 가진다. 일반 쌀알이 반투명하다면, 하얀 찹쌀의 성질을 가진 가와지1호는 도정해놓으면 쌀색이 우윳빛이다. 밥맛 역시 다른 쌀에 비해 찰지다. 밥을 지을 때 쌀을 불리지 않고, 밥물을 일반 쌀보다 10%는 적게 해야 할 정도다.
한 끼에 먹는 밥 양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와 맞물려 찰지고 윤기나는 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가와지쌀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송포농협은 올해 온라인으로 쌀 판매를 시작했는데, 주문 10건 중 8건꼴이 가와지쌀일 정도다. 학교 급식 등을 위해 대량으로 밥을 지을 때도 특유의 찰기가 사라지지 않아 학생들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찰지고 윤기… 소비자 선호 높아
市 특화 농산물 지정 '유통 확대'
고양시 역시 가와지쌀을 고양시 특화 농산물 1호로 지정해 농가들을 대상으로 고품질 쌀 재배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유통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일산신도시의 한 카페에선 가와지쌀로 파운드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하는 등 지역 내에서도 가와지쌀에 애정을 보이고 있다.
송포농협 경제사업소 관계자는 "고양쌀이 오래도록 유통돼왔지만 지금은 가와지쌀이 재배도, 판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가와지쌀은 밥맛을 한번 보면 다시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발견됐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이 천혜의 벼농사 지역이라는 의미인데, 명성 높은 송포들녘에서 재배된 가와지쌀이 '맛있는 쌀'의 대명사로 인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