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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Pick] "메리트 없어" 공무원 떠나는 청년들…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싶은 경기도
/클립아트코리아 |
지난해 경기도 내 한 시청 공무원으로 임용돼 근무 중이던 9급 공무원 20대 A씨는 최근 사표를 내고 공무원직을 내려놓았다. 낮은 임금과 업무 만족도 저하 등으로 민간 기업에 이직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시청 소속의 5년 차 7급 공무원인 30대 B씨는 현재 휴직 중인 기간이 끝나면 사직하기로 마음먹었다. 직무 특성상 수년째 이어지는 온갖 악성 민원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데 비해 공직자로서 느끼는 자존감은 점차 잃어가고 있어서다.
도내 시군 곳곳에서 단기간 재직 후 공직을 떠나는 공무원들이 늘자, 이들을 붙잡으려는 대책 마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기개발 휴직'까지 유도하며, 이들의 마음잡기에 나섰다.
낮은 임금·스트레스… 이직 늘어
일부 지자체 자기개발 휴직 유도
복지혜택 내세워 이탈 막기 나서
9일 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수원시의 경우 시 소속 공무원으로 일하다 의원면직(자발적 퇴직)한 5년 차 이하 공무원 수는 지난 한 해 동안 59명에 달했다. 지난 2019년(36명)보다 60%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까지 5년 간 퇴직자를 모두 합한 206명 중 2년 차 이하(115명)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시는 지난달부터 '자기개발 휴직' 희망자를 접수하고 있다. 출산이나 육아가 아니어도 장기간 휴직하는 방안을 마련해주는 셈이다.
공무원이 직무 관련 연구과제 수행이나 자기개발을 위한 학습·연구 등을 원할 경우 심의를 거쳐 1년 이내의 무급 휴직을 부여하도록 지방공무원법이 정하고 있는데, 휴직 시 결원 발생 등 이유에 시는 물론 도내 대부분 지자체에서 활성화되지 못해왔다.
고양시도 장기적인 방안 가운데 하나로 자기개발 휴직 활성화를 고민 중이다. 성남시는 업무량이 과다한 일부 직렬에 대해 임기제 공무원을 추가 채용해 해당 업무 담당 저 연차 공무원의 피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들은 채용시험에 합격했으나 아직 임용 시기에 이르지 않은 예정자들이 실무 수습을 통해 업무를 미리 경험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민간 기업에 비해 낮은 임금과 갈수록 적어지는 퇴직 후 연금 수령액 등 문제 해결 없이는 공무원 이탈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7급 공무원 C씨는 "최근 정년을 채워 퇴직하는 선배 공무원과 이제 막 들어온 공무원의 향후 퇴직 연금 차이가 2배 가까이 벌어졌다"며 "요즘 공무원 관두고 이직한다고 하면 동료들이 걱정보다는 '부럽다'며 축하해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 지자체 인사 담당부서 관계자는 "자기개발 휴직은 결원 발생 등 부담에 아직 활성화 못하고 있지만, 고저 연차 직원 간 소통을 위한 교육이나 다른 복지 혜택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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