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갯벌에 밀물 때가 되자 수백 수천의 시간 동안 지그재그로 길이 난 갯골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들락날락하면서 물에 섞인 오염물질은 정화되고 물과 함께 따라온 퇴적물은 바다 생태계의 영양분이 된다. 마치 사람의 허파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곳이 갯벌이다. |
"갯벌의 생태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국립생태원의 한 박사는 우리나라 갯벌의 존재가치를 이렇게 평했다.
우리나라의 갯벌 면적은 남한에만 약 2천500㎢ 규모인데 이는 제주도보다 큰 규모이며 남북한 모두 합하면 약 5천㎢ 규모로 알려져 있다. |
'갯벌'은 밀물때면 바닷물에 잠기면서 다량의 토사가 쌓이고 썰물시엔 육지로 드러나는 연안이나 강 하구의 평탄한 지역을 말하는데 우리나라 서해안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서해로 흐르는 큰 강이 많아 다량의 퇴적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돼 세계 5대 갯벌(유럽의 북해, 아마존강 하구, 미국 동부 해안, 캐나다 동부해안, 우리나라 서남해)이라 할 만큼 매우 보기 드문 지형이다.
바다나 늪, 강, 호수 등의 바닥에서 서식하는 저서동물(갯지렁이·고둥·게 등) 중 강화 갯벌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칠게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갯벌은 눈에 보이지 않는 플랑크톤부터 조개·새우·치어 등 무수히 많은 해양생물의 서식처이자 산란처로 이용되며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여러 나라를 건너는 철새들의 영양섭취와 휴식처를 제공해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알락꼬리마도요와 큰뒷부리도요, 민물도요 등은 서해안의 갯벌을 찾는 단골 손님이다. |
또한 갯벌이 공급하는 어족자원, 이를 바탕으로 하는 유통 산업, 갯벌의 자연경관을 이용한 관광산업 등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도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영흥도 내리어촌계원이 갯벌에서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다. |
이러한 갯벌을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소래의 갯골을 통해 수산물을 실은 어선들이 포구로 이동하고 있다. 갯벌의 영양분을 먹고자란 어족자원들이 우리의 식탁까지 올라오게 되는 것이다. |
어두운색이라는 이유로 오염된 이미지로 생각하고,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무분별한 개발로 묻으려고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글·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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