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사고 교육원, 40~50대 입소
상선 6급 과정 올해 처음 도입 주목
중장년층, 전문직 인생 2막 기대감
"해기사 교육 양성과정을 통해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어보고 싶습니다."
20일 오전 10시30분께 찾은 인천 중구 해사고등학교 내 해기교육원. 이날 이곳에서 상선 6급 해기사(항해사·기관사) 양성과정 입소식이 열렸다. 2.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교육생 대부분은 40·50대 중장년층으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다 항해사와 기관사로 전직을 꿈꾸는 이들이다.
상선 6급 해기사 양성과정은 올해 인천에서 처음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한국해운조합이 예산을 지원하고 인천해사고가 교육을 맡는다.
해기사 양성 프로그램은 그동안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진행됐는데, 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가 부산까지 가서 교육받기는 쉽지 않아 해운업계 건의로 인천해사고에 신설됐다고 한다.
해운업계와 교육기관이 해기사 교육을 확대하는 이유는 '인력난' 때문이다. 현재 전국 6천400여 명 해기사 가운데 60·70대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신규 인력을 구하지 못해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천의 경우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을 비롯해 내항 상선의 인력 수요가 많지만, 젊은 선원들은 해외로 나가는 외항 상선 취업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여객선과 내항 상선의 사람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양성과정을 마련한 것이다. 인천중장년내일센터와 협업하는 등 인천지역 중장년층의 고용 창출 방안도 함께 모색했다고 한다.
인천해사고 관계자는 "통상 외항 상선은 1~5급, 내항 상선은 2~6급 해기사가 승선하는데, 해양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5급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해 외항 상선을 타는 경우가 많다"며 "인천 등에서 내항 상선을 운항하는 해운업체들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상선 6급 해기사 교육생들은 총 6개월간 교육을 받는다. 내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해기사 관련 이론과 적성 교육을 받은 후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나머지 3개월은 현장으로 실습을 나간다. 필기시험과 승선실습을 모두 통과해야 해기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날 인천해사고를 찾은 중장년 교육생들의 표정은 밝았다. 6개월간 양성과정을 통해 전문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
교육생 김영우(40)씨는 "건설회사를 다니다 장기적으로 비전이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지원했다. 평소 항해에 관심이 많았다"며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짧진 않지만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충남 홍성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왔다는 이채원(48·여)씨는 "해운업계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이쪽 분야의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걸 알고 도전했다"며 "자격증을 따면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배울 생각"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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