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어준 운유고등학교 학생·교사들… 김포 솔터고등학교, 추억안고 내달 '복귀'

입력 2024-04-24 19:05 수정 2024-04-28 11:17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25 9면
학부모들 화재 복구기간 등교 허락
솔터고 학생, 선생님 지도 감사 편지
교실 출입구·급식 배식장소도 분리
교육지원청·市, 예산투입 버스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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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솔터고등학교 관계자가 운유고 내 솔터고 학생들의 동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4.24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학교시설 화재로 인해 인근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던 김포 솔터고 학생들이 다음 달 중순께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아량으로 차질없이 수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솔터고 학생들의 편지가 어른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24일 김포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솔터고는 지난 1월24일 발생한 화재로 강당(식당) 및 연결통로가 소실되고 건물 곳곳이 그을려 유독물질에 노출될 상황이었다. 장기간 복구공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교육당국은 수차례 TF 회의를 거듭,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올해 신설된 운유고로 임시등교하는 방안을 세워 양측 학부모들의 양해를 구했다.



신입생으로만 구성된 운유고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처음엔 불편해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으나 '같은 학부모의 마음'으로 이해하자는 분위기가 이내 확산하며 솔터고 학생들을 받아들였다.

솔터고 복구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이 학교 한 3학년생이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됐다.

이 학생은 "등교하는 모든 길에 선생님들의 지도가 있어서 진짜 보호받는구나 싶었고, 책상과 사물함이 우리 학교 거란 걸 알고는 우리에게 최소한의 불편조차 안 겪게 하려고 신경 쓰셨구나 싶었다"며 "공사판에 앉아계신 것 같은 교무실을 보면서, 또 테이프 하나도 나눠 사용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들도 참 힘들겠다고 느꼈다"고 편지에 적었다.

또 "별다른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생활기록부에 넣을 법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셔서 감동이었다. 생각보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마산동 솔터고에서 장기동 운유고까지는 차로로 약 3.4㎞,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왕복 한 시간 이상은 허비해야 하는 거리였다. 수업공간이 겹치는 문제와 급식방법을 놓고도 고민이 따랐다.

김포교육지원청은 우선 등교버스 6대를 긴급 투입했다. 3대는 교육청, 3대는 김포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았다. 학생들의 동선도 분리했다. 운유고 학생들은 중앙 출입구에서 1·2·3층 교실로, 솔터고 학생들은 다른 출입구에서 4·5층 교실로 이동하도록 했다. 등하교 때는 양측 교사들이 최대한 동원돼 지도에 나섰다.

운유고는 1학년생 약 500명이 전부지만, 솔터고는 전교생이 1천100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솔터고 3학년은 매일 등교하되, 1~2학년은 스마트기기를 보급해 원격수업을 병행했다. 급식의 경우 운유고는 식당에서, 솔터고는 교실 앞 배식으로 해결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솔터고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희생을 감내해준 덕분에 무사히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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