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유지에 '명심 작동' 반감… 추 당선인 개인에 비토 분석 유력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6선의 추미애 하남갑 당선인이 유력할 것이라는 대세론을 꺾고, 5선의 우원식 의원이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그간 관례상 국회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지만, 이번에는 그마저도 깨졌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민주당 내에선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①중립을 지켜야 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까지 명심(이재명 대표 마음)이 작동해야 하느냐는 반감, ②추 당선인 개인에 대한 비토 존재라는 분석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경인일보에 "출마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치르기 위해 경선을 치르는 것인데, 갑자기 단일화를 한 것이 비토에 결정적이었을 것"이라며 "원내대표, 당 대표 연임에 국회의장까지 명심으로 독주하는 것에 대한 당선인들의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 전까지만 해도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행은 유력해 보였다. 당내에서도 당심은 민심이라며 추 당선인의 경선 통과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실제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지난 주말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당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기류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 13일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라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발언한 바 있다.
추 당선인 개인에 대한 우려도 컸다는 분석이 다수 나왔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추 당선인에게 국회에서 싸우는 것을 맡기고, 대선을 앞둔 이 대표는 통합의 길로 가고자 하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어디로 갈지 모르는 독단적인 행동은 제어도 쉽게 할 수 없어 물밑에 있는 소신있는 생각들을 더욱 결집 시켰을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의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재인정부시절 청와대와 추 당대표의 갈등, 환노위 시절 자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의결했던 경험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정치 이력이 비토당한 것이라는 분석을 다수 내놨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우 의원은 추 의원의 4년 공백기 동안 기본사회·후쿠시마·홍범도 등의 현안에 대해 열심히 활동했다. 또 우 의원이 온건파도 아니다"라고 이변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이변'에 대해 수도권의 한 의원은 "민주당 내에 아직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당이라는 증표가 아니겠느냐"며 "당 지도부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당내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 외려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권순정·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