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공장 화재

[화성 리튬공장 화재] "씨랜드 이후 화성 또 대형참사" 분향소 찾은 시민

입력 2024-06-25 21:00 수정 2024-06-26 14:3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26 7면
신원 미확인, 빈소조차 마련 못해
"외국인 희생 많아… 죄송한 마음"
화성시, 4개 권역에 추모공간 준비
"속히 현장소식 알리고 법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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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화성시청에서 관계자들이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2024.6.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23명의 사망자를 낸 화성 리튬공장 화재 참사 이틀째인 25일. 불은 완전히 꺼졌지만 화성시 일대는 사고의 여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침울한 분위기였다.

유가족들의 아픔은 전날보다 더 커졌다.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이 되지 않아 각 장례식장에는 빈소조차 마련되지 못했다. 이날 정오께 찾은 화성시 송산장례문화원에도 빈소는 없었다. 일부 유가족과 공무원만 이곳을 지킬 뿐이었다. 오히려 취재진만 장사진을 이뤘다.

잠시 후 이곳에 한 대의 차량이 들어왔고, 이번 화재로 사망한 시신 1구가 모습을 드러내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통곡은 수분간 계속됐으나, 재로 변해버린 시신 앞에서 결국 유가족들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눈물만 삼켰다.



이곳 장례시설 주변엔 전곡산단기업인협의회에서 '화재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와 함께 걸어 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게 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인 듯했다.

화성 지역 일대가 전날 사고의 아픔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 무렵부터 시작된 시민들의 추모는 한 줄기 빛이 되고 있었다.

이날 오후 화성시청 1층 로비에는 시민들이 분향할 수 있는 '서신면 전곡리 공장화재 추모 분향소'가 만들어졌다.

첫 헌화자로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김동초(67·화성시 봉담읍 거주)씨는 "1999년 화성 씨랜드 참사 이후 화성에서 또다시 대형참사가 나 안타깝다"며 "외국인 피해자가 많은데 이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가 피해를 당한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생자들과 유족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화성시는 동탄권·병점권·시청권·서부권 등 4개 권역에 분향소를 만들 방침이다. 이 중 유가족들이 동의하는 장소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조만간 만들 예정인 네곳 분향소를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넘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화성시모두누림센터를 찾아 사고 유가족들을 위로한 정명근 화성시장을 향해 유가족들은 "현장 소식을 알 수 없다.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 시장은 "신원 검사 결과에 따라 유족에게 차질 없이 인수절차를 진행하고 신속한 현장소식을 포함한 모든 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학석·김형욱·한규준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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