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심 노리는 나경원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구분 적용해야”

입력 2024-07-17 17:15 수정 2024-07-17 19:01

경인일보 등 전국 9개 유력 일간지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는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후보를 초청, 인터뷰를 실시했다. → 편집자 주

안정감 있는 당대표 필요

총선 패배, 수도권 정책 부재

‘문자읽씹’ ‘국정농단’ ‘당무개입’

정치적 미숙함… 자살골 전당대회

채해병 특검은 정치특검, 공작 맞서 돌파

대통령 선거 내년 9월, 한동훈은 1년짜리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16 /최은성 기자 ces7198@kyeongin.com

나경원 후보는 ‘분당대회’로 치닫는 전당대회를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통합의 당대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연판장 사건에도 사적 섭섭함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자신이 그 통합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5선 의원답게 총선 패배의 원인을 ‘수도권 관심사에 부합하는 정책 부재’로 꼽았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을 요구하자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구분 적용 제도’를 꺼내들었다. 특히 가사도우미와 보육도우미에서 만큼은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정책의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제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진행됐다.

■나경원 후보 입장에서 전당대회 분위기를 어떻게 느끼시나.

전당대회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나니 전당대회 이후를 생각해 ‘누가 통합의 당대표가 될 수 있느냐’를 걱정하신다. 통합은 두 가지 아닌가. 당내에서 제세력 통합, 당과 정부의 통합이다. 또 안정감을 줄수 있는 당대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오랫동안 당에 있었고, 당을 잘 알고, 특정 계파에 휘둘리지 않아온 저, 나경원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높아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나경원 후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싸워본 사람, 얻어본 사람, 이겨본 사람은 나경원밖에 없다. 싸워본사람, 국회에서 투쟁해본 사람은 저뿐이다. 수도권의 민심을 얻어본 사람도 나경원 밖에 없는 것 같다. 정치는 성과를 내야 한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와 전략이 중요하다. 이렇게 이겨본 사람이 나경원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강점이 있다.

전장이 국회라는 점도 중요하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당의 전략과 원내 전략을 일치해가면서 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국회의원인 당대표가 훨씬 유리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본회의장에 들어가는데 우리는 못들어간다는 것을 상상해보라.

■지난 전당대회에서 ‘연판장 사태’로 당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을 앞세운다면 반윤의 우두머리는 나경원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연판장 사건은 제 정치인생에서 가장 아픈일이다.

제가 정치하면서 선당후사의 정신을 실천해 왔다고 자부하는데, 작년 연판장 사태 때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으면 출마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당에도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생각으로 제가 입을 다물고 사실 일년 낙향한 것처럼 있었다. 이제 연판장 사건을 넘어 당을 통합하는 데로 나아가야한다. 이를 할 수있는 사람도 나경원뿐이다.

또 그런면에서 다른 후보들이 조금씩만 그런 생각들을 해줬으면 지금 이런 사달이 나지 않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자읽씹’에서 시작된 폭로전으로 ‘자살골 전당대회’라고 자조한다.

아(깊은 한숨) 그러니까 전당대회 때 상호검증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대당에게) 빌미를 주면 안된다. 김건희 여사 문자에 관해서도 ‘당무개입이다, 거기에 답하면 국정농단이다’ 이런 발언을 스스럼 없이 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미숙한 것이다. 또 댓글팀 논란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데 결국은 이것이 또 다른 우리 당의 리스크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채해병 특검은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민주당식 정치특검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법과 원칙대로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국민들께서 수사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 그때 논의해야 한다. 한동훈 후보가 말하는 특검대안이란 것도 우리가 나서서 민주당 잔칫상을 차려주는 꼴이다. 정무력·경험 많은 나경원 당대표가 민주당의 정치공작을 정면 돌파하겠다.

■지난 총선 패배의 원인, 특히 수도권 참패의 원인은 무엇인가.

수도권에서 원하는 정책을 선제적으로 맞춤형으로 제대로 내놔야 한다. 총선 실패 원인 중 하나가 이조심판론만 있었지, 수도권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제대로 발빠르게 소구력있게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은 수도권, 소위 중도 표심은 내 삶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 이익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면밀하게 보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수도권 소구 정책을 내놔야 한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달라. 이를 테면 어떤 정책을 제시하겠나.

저는 이번 전당대회를 하면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구분 적용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 만연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 확대는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일이다.

우리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이했다. 모두가 인건비 부담을 얘기한다. 외국인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 구분 적용을 논의할 때다. 특히 가사도우미와 보육도우미는 최저임금을 구분적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30대 여성의 경우 자기 소득의 절반을 가사도우미와 보육도우미에 지출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한국 경제도 숨통을 틀 수 있다. 또 실질 인건비를 낮춰 물가 부담도 완화 할 수 있다.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선거에 도전한 것이 이르다고 했는데?

한 후보는 우리 당의 아까운 자산이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보수재집권의 초석을 다져야 한다. 우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후보에 나설 분은 내년9월에 그만둬야 한다. 지금 나서면 1년짜리 당대표를 본인 욕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안 맞다.

■합동연설회가 끝났다.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이 있나.

연대나 단일화를 논의하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결선투표가 있고 끝까지 완주할 생각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결선투표에는 당연히 나경원이 간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 주황색 자켓을 입고 자개같은 빛깔로 반짝이는 나비 브로찌를 달았다. 그 의미를 물었다. “서초당원협의회를 방문했더니 선물로 주셨다. 나비의 의미가 ‘나를 찾아 비상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나(경원)을 찾아 비상한다’니 딱 제 마음이다”라고 전하며 웃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