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구나!”…프랑스 ‘판소리 전도사’가 인천에서 펼친 심청가

입력 2024-07-20 19:49 수정 2024-07-31 09:26

김경아 명창 ‘심청 이야기’ 마지막 공연

프랑스 극작가·배우 에르베 페조디 출연

‘심봉사 눈 뜨는 대목’ 무대 불어로 펼쳐

“판소리 같은 복합적 예술 유럽에도 없어”

지난 28일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에서 열린 김경아 명창의 ‘심청 이야기’ 공연에서 K-Vox 예술감독 에르베 페조디가 심청가의 한 대목을 연기하고 있다. 2024.7.1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28일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에서 열린 김경아 명창의 ‘심청 이야기’ 공연에서 K-Vox 예술감독 에르베 페조디가 심청가의 한 대목을 연기하고 있다. 2024.7.1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프랑스의 ‘판소리 전도사’가 인천을 찾아 심청가를 불어로 읊조리며 연기했다.

지난 1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에서 열린 김경아 명창의 ‘심청 이야기’ 마지막 공연에 특별 출연한 프랑스 극작가·배우 에르베 페조디(Hervé Péjaudier). 그의 무대가 불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대다수 관객에게도 생생히 전달됐다.

에르베가 판소리 심청가의 클라이맥스인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중간중간 관객들은 “얼씨구”하면서 추임새로 호응했다. 딸 청이를 만난 심봉사가 “떴구나!”하며 두 눈을 뜨고, 뒤이어 전국의 맹인들이 눈을 뜨는 장면은 우리말로 “번쩍, 번쩍”이라고 말하며 객석에서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김경아 명창의 ‘심봉사 눈 뜨는 대목’ 소리에 곧바로 에르베의 무대가 이어졌기 때문에 관객들은 에르베의 소리를 알아듣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김경아 명창은 “옛날에는 판소리에서 소리가 안 되지만 연기는 잘하는 사람을 ‘아니리 광대’라고 불렀는데, 에르베의 무대는 아니리 광대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에서 열린 김경아 명창의 ‘심청 이야기’ 공연에서 김경아 명창과  K-Vox 예술감독 에르베 페조디가 함께 소리를 내고 있다. 2024.7.1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28일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에서 열린 김경아 명창의 ‘심청 이야기’ 공연에서 김경아 명창과 K-Vox 예술감독 에르베 페조디가 함께 소리를 내고 있다. 2024.7.1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김경아 명창은 미추홀학산문화원과 사단법인 우리소리가 개최한 ‘심청 이야기’ 공연으로 지난 4월18일부터 이날까지 4차례에 걸쳐 ‘강산제 심청가’를 나눠 불렀다. 영화 ‘광대: 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이 북을 치고 해설도 맡았다. 100석 규모 관객 절반 가까이가 4차례 공연에 모두 참석했다.

마지막 공연에는 2012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단체 ‘파리 한국소리 페스티벌’(K-Vox) 한유미 대표와 그의 남편이자 K-Vox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에르베가 초대됐다. 이들 부부가 프랑스 등지에서 판소리를 소개하는 활동을 한 지는 20년이 넘었으며, 파리에서는 해마다 ‘한국소리 페스티벌’(K-Vox Festival)을 개최하고 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는 한유미·에르베 페조디 부부는 김경아 명창이 2019년 직접 쓴 판소리 창본·해설서 ‘강산제 심청가’(범우사)를 번역해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했고, 이를 계기로 김 명창이 파리에 가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올해에는 프랑스의 판소리 전도사 부부가 인천을 찾은 것이다.

한유미 대표는 “판소리처럼 소리, 연기, 문학적 이야기 등 복합적 요소를 가진 예술 장르는 프랑스와 유럽에서 찾기 어렵다”며 “그러한 매력으로 프랑스에서도 판소리가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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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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