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가 '상시 출장비' 수령
"부당 아니다" 판단에 노조 규탄
우체국 노조가 도내 한 집배실장의 횡령의 대한 우정본부의 감사가 부실했다고 규탄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경인일보DB
우체국 노조인 전국민주우체국본부가 경기도의 한 우체국 집배실장의 '출장비 횡령 의혹'에 관한 내부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31일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에 따르면 노조는 도내 한 우체국 집배실장 A씨가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상시출장여비 400만원 가량을 부정수급했다고 주장하며 앞서 경인지방우정청(이하 경인청)에 감사를 청구했다. 집배실장은 집배원들의 업무를 조율하고 관련 민원을 챙기는 등 현장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경인청은 2개월여 감사 끝에 A씨가 출장여비를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이 없다고 최근 판단했다. 본부 유권해석에 따라 집배실장 역시 집배원처럼 출장여비 대상자로 인정되고, 출장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본부 여비지급기준 대상에 집배실장은 명시돼 있지 않고, 상시 여비를 탈 만큼 출장이 잦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집배원처럼 현장에 늘 나와있는 것도 아니고 일이 바쁠 때 '중간수도'에 물건을 갖다놓는 정도 일을 하면서 상시로 출장비를 받아왔다는 게 문제"라며 "우정청이 이 문제를 눈감기 위해 유권해석이라는 자의적 판단까지 동원한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경인청의 감사 결과에 '출장 근거가 소명되지 않는 출장여비 190만원여에 대해 시정조치 예정'이라는 단서가 달린 점이 명백한 부정수급의 증거라는 입장이다.
경인청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했고 징계 등 처분사유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노조 측 문제 제기에 대해 "근거 소명이 안 된 부분은 과거 출장 내용을 일일이 입증하지 못한 것일 뿐, 정당하게 일해 여비를 받았다"며 "(노조가) 내부 갈등 요인 등 다른 문제를 끄집어 사태를 키운 것"이라고 맞섰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