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가구 중 407가구 제외 빈집
편의시설·입주조건 등 '걸림돌'
시의회 질타, 市 "LH 소유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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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50세대 규모로 지어진 부천 청년예술인주택이 2022년 12월 첫 입주자 모집에 나서고도 아직도 입주자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2024.8.9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부천 청년예술인주택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에어컨 미설치와 편의시설 운영 문제는 물론 최근 웹툰융합센터 입주사 직원과 입주민 간 마찰까지 소란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부천시에 따르면 청년예술인을 위한 부천영상행복주택(청년예술인주택)은 2022년 12월부터 총 850가구 입주자 모집에 나섰지만 현재 절반 이상이 빈집으로 남아있다. 1·2차 모집을 거쳐 입주한 가구 수는 407가구(47.9%) 뿐이다.

까다로운 입주조건과 에어컨조차 설치되지 않는 등 낮은 경쟁력으로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주율이 절반을 넘기지 못한 탓에 도서관, 헬스장 등 40여 개의 편의시설도 대부분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입주가구가 과반을 넘겨야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해 공용 편의시설 활용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시의회도 강하게 질타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김건(국) 의원은 지난 6월 시정질문에서 "시는 소유권 등기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있어 개입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태를 방관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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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청년예술인주택에서 최근 웹툰융합센터 입주사 직원과 주민간 흡연문제를 둘러싼 마찰이 빚어지면서 아파트 명판 뒤로 단지내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4.8.9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입주민들의 불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A씨는 "입주 주민은 최소 1년 이상 주민 편의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최근 2개 공간을 임시 개방했지만 주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시와 LH는 지난달 소득 기준을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로 조정하는 등 입주요건을 대폭 완화해 3차 모집에 나섰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의무건설'인 주거약자용 주택 85가구의 경우 여전히 신청자가 전무해 향후 입주율에 적잖은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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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50세대 규모로 지어진 부천 청년예술인주택의 입주율이 50%를 밑돌면서 각종 주민편의시설이 운영되지 못한 채 빈공간으로 남았있다. 2024.8.9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이런 가운데 단지 내 들어선 웹툰용합센터 입주 직원과 입주민 간 갈등도 확산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입주민 B씨는 최근 단지 내 흡연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협박성 발언을 한 웹툰용합센터 입주 직원 2명을 지난달 29일 원미경찰서에서 고소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센터 입주 직원과 주민 간에 고성이 오가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술인주택은 LH 소유라 시의 권한 행사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돌출된 여러 문제에 대해선 LH에 더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