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ESCAP 송도 워크숍
저어새·재두루미 등 '초국경 협력'
철새 서식지 친환경 농경 도입 논의
국립생태원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공동으로 주최한 '자연 보전과 생물 다양성을 위한 초국경 협력' 워크숍이 열린 28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에서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가 저어새와 두루미 서식 현황과 위협 요인을 소개하고 있다. 2024.8.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동북아시아 환경 전문가들이 인천에 모여 저어새 등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국립생태원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는 28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홀리데이인인천 호텔에서 '자연 보전과 생물 다양성을 위한 초국경 협력'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간볼드 바산자브 ESCAP 동북아사무소장은 "우리가 보전하려는 대표 생물종들은 동북아시아 국경을 넘나들며 서식하므로 우리도 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손실된 생물 다양성을 2030년까지 회복하자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우리도 동북아시아 전체의 생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동북아지역환경협력계획'(NEASPEC) 회원국의 환경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생태원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공동으로 주최한 '자연 보전과 생물 다양성을 위한 초국경 협력' 워크숍이 열린 28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에서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가 저어새와 두루미 서식 현황과 위협 요인을 소개하고 있다. 2024.8.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NEASPEC은 동북아시아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3년 출범한 정부 간 환경 협의체다.
인천 깃대종 저어새를 포함해 재두루미, 흑두루미, 시베리아 호랑이·표범, 눈표범을 대표 생물종으로 정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레이 광춘 베이징임업대학 교수는 "동북아시아 전역에서 철새가 주로 서식하는 습지를 농경지로 활용하거나, 태양광 발전단지로 이용하자는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공존을 위해선 철새 서식지에서 친환경 농경 방식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거나, 철새 서식지를 새로운 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는 "최소 저어새 2천500마리가 가을철에 북한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얼마나 많은 저어새가 북한으로 이동하는지, 주로 어느 지역에 서식하는지 알기 위해선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크숍에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시도한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 조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조류의 멸종위기 등급을 조사해 IUCN에 평가 의견을 제출하는 국제조류보호기구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은 올해 초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을 '위기(EN)'에서 '준위협(NT)'으로 낮추려다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의 의견을 듣고 보류했다.(5월17일자 4면보도) 미뤄졌던 저어새 멸종위기 등급 발표는 오는 10월로 예고됐다.
심바 찬 일본조류연구협회 연구원은 "동북아시아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저어새 수가 많이 늘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조류들은 감소하고 있다"며 "조류의 수가 많이 줄어드는 유럽, 북미 등을 포함한 전 세계 단위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갯벌을 유지하고 사냥을 막는 등 저어새를 보호하는 길은 조류 전체를 보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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