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형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보호자생활’

[송민형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보호자생활'] 댕냥이도 아토피가 있나요? <5>

입력 2024-09-01 19:3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02 18면
증후군, 4가지 유형으로 분류
좁쌀피부염·구토·설사·과호흡 등
다양한 증상 보여 진단 어려움
보호자, 적극 치료 협조·청결 환경
적절한 먹거리·스트레스 감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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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4회에 걸쳐 개와 고양이의 아토피질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태까지 언급한 내용들은 아토피에 있어 개와 고양이의 공통된 부분들을 다루었지만 어느 정도는 고양이 보다는 개의 경우를 위주로 설명한 부분들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개와는 조금 다른 고양이 아토피성 질환이 보이는 특징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길었던 아토피 질환에 관한 칼럼을 마쳐보고자 한다.

고양이 아토피 질환의 경우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질환으로 이전에 발표되었던 학설들이 수정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기 때문에 연구의 성과에 따라 질병명마저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처음 단순히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불리던 것이 현재는 고양이 아토피 증후군(Feline Atopic Syndrome: FAS)으로 불리고 있는데 질병명 뒤에 증후군이라는 말이 붙는다는 것은 단순하게 규정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일 원인에 의해 발병한 질환을 '…병'으로 정의하는 것과는 별도로 동일 환자에게 일어나기 쉬운 증상들의 조합이 있는 경우에 그것을 '…증후군'으로 이름을 붙인다. 따라서 이 고양이 아토피 증후군은 특징적인 증상의 조합이고 원인이나 병인론을 정형화하여 특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증후군을 병명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 아토피 증후군은 크게 벼룩 알레르기성 피부염, 아토피 피부 증후군, 음식물 알레르기, 천식 등 네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2021년 수의피부학회지에서 제시한 가이드 라인에 따른 분류이고 이렇게 네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한다는 말은 주된 경향을 나타낸다는 말로서 한 마리의 고양이가 한 가지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지만 피부 증상뿐 아니라 소화기 증상, 호흡기 증상을 모두 보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순차적으로 특정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추운 겨울이 있고 신발을 신지 않는 온돌 문화로 인해 따뜻한 곳을 좋아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벼룩이 살기 힘든 여건상 벼룩을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벼룩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에 대한 가능성은 떨어지므로 본 칼럼에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다. 고양이 아토피성 피부 증후군의 경우 턱이나 입술주변에 빨간 혹처럼 생기는 호산구성 육아종과 좁쌀 피부염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간지러움 때문에 긁거나 핥아서 피부에 생기는 상처, 탈모, 비화농성 구진 등 전형적인 아토피 증상을 주 증상으로 하는 형태이고 음식물 알레르기의 경우 피부 병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더불어 구토나 설사, 체중감소, 식욕부진을 주증상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고양이 천식의 경우 급성으로 호흡곤란, 입을 벌리며 호흡하는 개구호흡, 과호흡, 빈호흡 청색증을 나타내기도 하며 만성으로 흐를 경우 만성기침, 운동불내성, 쌕쌕거리는 호흡음을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 아토피 증후군의 경우 이러한 다양한 증상들이 단독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따르며 아토피와는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역시 많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위에 열거한 증상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돼서 나타나거나 혼재되어 나타날 경우 동물병원에서는 증상을 줄여주기 위한 치료를 하는 동시에 다각적인 접근 방법을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때 병원의 진단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보호자들 역시 병원 치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야 하며 특히 고양이가 주로 거주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을 조성하고 적절한 먹거리를 찾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그리고 개와는 달리 고양이의 경우 스트레스에 특히 예민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주어야 하는데 특히 여러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집인 경우 고양이들 사이의 견제와 불화로 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토피 질환의 경우 비록 완치되지 않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와 더불어 알맞게 관리해 줄 경우 평생 삶의 질을 유지하며 잘 살아갈 수 있는 질환이니 만큼 슬기롭게 대처하기를 바라본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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