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도자예술 부문 비엔날레인 ‘경기도자비엔날레’가 올해로 12회를 맞았다. 이번 비엔날레는 10월 20일까지 45일에 걸쳐 이천·여주·광주와 경기도 일원에서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를 주제로 협력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미국인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책 ‘투게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내가 고양이와 놀고 있으면서, 사실은 그 고양이가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어찌 알겠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비엔날레는 현대사회의 협력과 소외에 대한 중요성을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열리는 ‘주제전’에서는 14개국 26명의 작가가 참가해 주요작품 75점을 소개한다. 현대사회의 사회적 갈등과 불안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협력의 기술을 찾을 수 있을지 도자문화와 예술, 상상력 등을 통해 살펴본다. 또 인정과 민족, 역사를 연결해 온 도자를 통해 협력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며 우리 삶의 토대를 만들어 나갈 방향에 대해 상상하고 공감하며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는 매회 전 세계 70여개국 1천5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세계적 규모의 도자공모전인 ‘제12회 국제공모전’이 열린다. 국제공모전에서는 대상을 차지한 매트 베델의 ‘결실(結實)의 풍경(Fruit Landscape)’을 포함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20여개국 작가 57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경기도자미술관 소장품전에서는 역대 국제공모전 주요 수상작과 기증작, 주제전에 참여했던 소장품 236점을 3부에 걸쳐 만나볼 수 있으며, 경기도자박물관 소장품전에서는 고려에서 현대에서 이르기까지 한국 도자의 역사와 전통, 기법과 의미를 알린다.
주제와 연계된 학술 행사도 마련된다. 국제도자학술회의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협력의 진정한 의미와 미래 가치를 토론하고, 경기도자박물관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박물관 및 전통도자의 새로운 담론을 형성한다. 국제도자워크숍에서는 토크, 퍼포먼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도자 기술과 스타일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채로운 지역별 부대행사도 이번 비엔날레의 즐길거리이다. 이천에서는 우리 주변에 있는 예술인들의 다양한 음악과 퍼포먼스가 공연되고, 광주에서는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키즈비엔날레’로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된다. 여주에서는 경기도 대표 공예문화 축제인 ‘2024 경기공예페스타’ 및 주제와 연계한 반려테마전 ‘모두를 위한 공예’가 열린다.
앞서 5일 여주도자세상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Together_함께하는 순간’이라는 주제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천의 흙과 여주의 물, 광주의 불로 완성된 도자기가 LED와 융합된 퍼포먼스로 연출됐다. 이어 경기도무형문화재 제41호 박상진 분청사기장과 청년 도예가(황윤미 작가), 학생 도예가(한국도예고 홍명재)가 함께 완성된 도자기를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전달했다.
경기도자비엔날레를 빛낼 참여 작가들의 ‘세라믹 아트 런웨이’와 비엔날레 공모전에서 선정된 국내외 작가들의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세계 각국의 도예가, 국제공모전 수상국 중 하나인 세르비아의 네마냐 그르비치 주한세르비아대사 등 다양한 국가의 주한대사, 유관기관 관계자와 경기도민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는 단순한 예술행사가 아닌, 도자예술을 통해 협력과 상생, 공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 세계에 전하는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며 “도자예술의 미래를 밝혀줄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가 준비돼 있으니 많은 관심과 방문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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