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천] ‘읽걷쓰’ 공간으로 거듭나는 인천 미래형 학교도서관

입력 2024-09-17 09:49 수정 2024-09-17 10:01
인천 봉수초등학교 도서관 ‘풀풀풀 도서관’의 독서 공간과 외부 이야기숲 데크가 폴딩도어를 통해 연결된 모습. 2024.9.13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인천 봉수초등학교 도서관 ‘풀풀풀 도서관’의 독서 공간과 외부 이야기숲 데크가 폴딩도어를 통해 연결된 모습. 2024.9.13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인천 서구 봉수초등학교 본관 중앙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따뜻한 색의 조명이 켜진 공간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봉수초 학교도서관인 ‘풀풀풀 도서관’이다. 봉수초는 인천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미래형 학교도서관 공간혁신 사업’(2022년)에 선정돼 ‘책 읽는 공간이 중심인 학교’를 학생들에게 선물하고자 이곳으로 도서관 위치를 바꿨다.

‘풀풀풀’이란 도서관 이름은 공모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지었다. 숲 향기로 가득한 공간에서 학생들이 책을 통해 지혜와 정서의 향기를 지니게 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자연의 이야기가 들리는 생태 탐구 공간’이란 콘셉트로 조성된 도서관 벽면 중 절반가량은 유리로 된 폴딩도어다. 학생들은 책을 읽다가 폴딩도어를 열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외부는 봉수초 ‘이야기숲’(교내 산책로) 데크와 연결돼 있다.

이 도서관은 본관 1층 중앙에 자리해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쉽게 찾아와 책을 읽거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 7시50분에 문을 열어 부모 맞벌이 등으로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은 수업 전까지 이곳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탐구 활동을 할 수 있다. 봉수초 학부모 독서모임인 ‘봉마세’의 주요 활동 공간이 되기도 한다.

지난 13일 도서관에서 만난 김현진 봉수초 교감은 “학생들이 학교 일과 전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언제든 찾아와 책도 읽고 이야기숲을 걸으며 습관적으로 ‘읽(기)걷(기)쓰(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도서관 공간혁신 사업을 통해 새단장한 인천 미추홀구 인주중학교 도서관 ‘열린글숲’ 모습.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성한 창가 자리가 특징이다. /인주중학교 제공

학교도서관 공간혁신 사업을 통해 새단장한 인천 미추홀구 인주중학교 도서관 ‘열린글숲’ 모습.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성한 창가 자리가 특징이다. /인주중학교 제공

인천 미추홀구 인주중학교 도서관 ‘열린글숲’도 미래형 학교도서관 공간혁신 사업의 대표 사례다. 비교적 노후한 학교 건물을 지나 도착한 도서관은 한눈에 보기에도 쾌적하고 탁 트인 느낌이었는데, 카페처럼 창가에 마련된 독서 공간이 특히 눈에 띄었다.

장현아 인주중 사서교사는 “학교 동아리인 도서부가 주관해 도서관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지 학생 의견을 묻는 공모를 진행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 자리’를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점심시간에 창가 자리는 학생들이 먼저 앉고 싶어할 만큼 인기가 있고, 운동장에서 축구대회라도 하면 더 경쟁이 치열하다. 그 외에 따스한 느낌의 테이블, 소파도 반응이 좋다”고 했다.

인주중 도서관의 가장 큰 변화는 ‘넓이’다. 인주중은 재학생이 1천명에 달하는 등 미추홀구 학교 중 학생 수가 많은 편이지만, 기존 도서관은 교실 2개 크기로 협소했다. 인천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바로 옆 유휴 교실 1개를 더 합한 크기로 도서관을 넓힐 수 있었다. 넓은 열람 공간과 검색용 PC 등이 마련돼 학생과 교사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장 교사는 “사서교사 안내데스크의 높이도 낮춰서 대화를 원하는 학생들이 언제든 다가오도록 한 덕분에 학생들이 이 공간에 안정감을 느끼고 더 찾아주는 것 같다. 공간이 넓어져서 과목별 협력 수업 요청도 늘었다”고 했다. 이어 “학생과 교직원 의견을 수렴해 채운 공간인 만큼 만족도가 높다. 앞으로도 ‘공간이 주는 힘’을 극대화하는 교육공동체 프로그램과 읽걷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해 11월 계산여자고등학교 한울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해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해 11월 계산여자고등학교 한울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해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11월 인주중학교 도서관에서 진행된 ‘성공시대로 찾아가는 사제동행’ 간담회. /인천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11월 인주중학교 도서관에서 진행된 ‘성공시대로 찾아가는 사제동행’ 간담회. /인천시교육청 제공

미래형 학교도서관 공간혁신 사업은 학교도서관이 학생들에게 ‘즐겁게 읽고, 온전하게 경험하고, 일상의 삶을 배움으로 접하는’ 이른바 ‘읽걷쓰’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인천시교육청이 역점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크게 ‘신설학교 학교도서관 구축 지원사업’과 ‘노후 학교도서관 독서환경 개선 지원사업’으로 나뉜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인천지역 105개 학교가 독서환경 개선 사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인천시교육청은 내년 하반기까지 15개 학교를 더해 총 120개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학교도서관 구축과 도서 구입을 위한 예산 외에도 독서환경 개선 전문가 현장 방문 컨설팅, 공간혁신 사업 이해를 위한 사례집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가정, 학교, 지역 중심의 ‘책 읽는 인천, 글 쓰는 인천’ 독서문화가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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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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