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조9900억 부채… 주가 8.43% ↓
수원시내 한 주택가에 전기계량기. /경인일보DB
한국전력이 올 4분기 전기요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런 결정은 지난해 2분기 인상 이후 6분기 연속이다.
23일 한국전력(이하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정부의 승인을 받아 4분기(10~12월)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 한전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국제연료비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줄곧 최대치인 +5원을 반영해 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한전의 적자와 부채 상황 등을 감안해 4분기에도 +5원 상한액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연료비조정단가에 전기 사용량을 곱해 계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이 위기 수준으로 심각하고, 전기요금에서 가장 큰 부분인 전력량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를 전후로 한 지난 2021∼2023년 원가 밑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43조원대의 누적 적자를 안았다. 특히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9천900억원으로 지난해 말(202조4천500억원)보다 4천400억원이나 늘었다.
한전 측은 "재무상황과 연료비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동일하게 +5원으로 계속 적용하게 됐다"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했다.
이날 전기요금 동결 소식에 한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43% 하락한 2만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시장에선 개장 전 전해진 4분기 전기요금 동결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이달 기준 한전의 누적 적자가 200조원을 넘어선 만큼 전기 요금 인상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또 다시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적자 부담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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