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예산 7% 삭감… 54억 줄어

팔당호 인근 7개 시군주민 반발

"관리기금 늘어나 확대 바람직"

 

팔당호 전경. /경인일보DB
팔당호 중첩규제의 일환인 한강수계기금 주민지원사업비가 삭감 편성되어 논란이다. 사진은 팔당호 전경. /경인일보DB

정부가 10년 이상 확대 혹은 동결해 오던 '한강수계기금 주민지원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7% 이상 대폭 삭감 편성해 논란이다.

팔당호로 인한 중첩규제 피해가 지속되는 반면 인근 주민들의 피해보상인 사업비가 줄면서 건의안 전달과 단체행동 검토 등 반발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24일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정책협의회에 따르면 '한강수계기금 주민지원사업비 감액에 대한 복구조정 건의'를 최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에 공식 전달했다.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정책협의회는 팔당호 상수원 보호 대상 7개 시군의 지역 주민대표와 지자체 그리고 경기도와 환경부 차관 등이 공동으로 수질보전과 지역주민 생활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법적 협의기구다. 대상 지역 7개 시군은 가평, 광주, 남양주, 양평, 여주, 용인, 이천 등이다.

건의안의 내용은 기획재정부가 올해(754억원)에 비해 7.2%(54억3천만원) 줄인 내년도(699억원) 경기도 7개 시군의 한강수계기금 주민지원사업 예산편성안을 올해 수준 이상으로 복구하라는 내용이다. 2014년 600여억원이었던 주민지원사업비는 올해까지 최근 10년 동안 큰 삭감 없이 동결과 확대를 반복해 왔다.

주민지원사업은 5개 시·도(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내에 상수원관리지역 주민들의 피해보상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업비의 사용처는 주민들의 소득 증대·복지증진·육영사업·오염물질 정화 등 4가지 분야로 한정해 대부분 마을회관 보수 혹은 도로 포장과 정비, 방치폐기물 처리 등에 사용된다.

특히 양평, 광주, 남양주 등의 팔당호 인근 지역은 팔당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등의 중첩 규제에 묶여 공익상 필요한 건축물이나 자그마한 농가주택, 버섯재배사 정도 이외엔 개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협의회는 중첩규제 피해가 지속되고 있고, 사업비 재원인 한강수계관리기금 운용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업비 역시 이에 맞춰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강수계관리기금은 상수원 이용 가구에게 t당 170원에 부과되는 물이용부담금으로 조성되며 상수원의 수질개선과 주민지원사업 등 한정된 사업에만 투입된다. 기금 운용 규모는 2022년 기준 한 해 동안 6천392억원으로 집계되며 지난 2000년 2천35억원에 비해 약 3배 이상 늘어났다.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정책협의회 관계자는 "상수원 상류지역 주민들은 중첩규제로 여러 개발과 편익도 포기하면서 팔당호 보존에 힘쓰고 있다. 수혜자 부담 원칙을 지켜야 함에도 기재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예년과 다른 큰 폭의 삭감을 단행했다"며 "팔당상수원 피해지역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는 상태다. 건의안 과정에 따라 향후 대응 방안을 강구해 지역별로 주민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추후 계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