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조합보다 '안전장치' 미흡
허위·과장광고, 피해 고스란히
"토지소유권 공개 의무도 없어"
추가 분담금 등 개발업체 악용

 

사진은 경기도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은 경기도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경인일보DB
 

최근 광주시에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과 관련한 피해 가능성이 제기(11월4일자 12면 보도="광주 쌍령지구, 토지 확보도 안된 사업… 협동조합 '사업부지 확보' 속임수 주의")된 가운데 수시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지역주택조합보다 안전장치가 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의 피해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조합 구성 후 사업계획을 승인받아 집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조합에서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비를 마련하기 때문에 일반분양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허위·과장광고에 현혹돼 조합원으로 가입했다가 사기 피해를 보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문제는 그나마 조합설립요건이나 조합원 모집근거 등을 갖춘 지역주택조합과 달리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별도 규정이 없어 피해가 더욱 크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 관련법에 따라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은 5인 이상의 조합원 자격을 가진 자가 발기인이 돼 추진하는데, 발기인 모집을 위한 절차 등은 규정돼 있지 않다. 특히 발기인 상태에서 출자금 반환 및 철회 등에 관한 법적 규정이 없어 투자금을 반환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렇다 보니 허위·과장광고 등에 속아 협동조합에 가입한 이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형국에 처한다.

앞서 김포, 군포, 의왕, 오산, 용인시 등지에서도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과 관련해서 '조합원 가입 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사업 진행 절차와 계약서, 자금관리 등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 모집 전에는 토지소유권이나 토지사용 동의서에 대한 정보공개 의무가 없어서 홍보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발기인과 조합원을 모집한다며 홍보관부터 만드는 현장도 적지 않다"며 "지역주택조합도 최소 15%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는데, 협동조합형은 이런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어 사업 무산 시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 몫이 된다"고 당부했다.

경기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도 "협동조합형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 보니 누구나 쉽게 조합원 자격 및 설립이 가능하다"면서 "대다수 개발업체에선 이런 부분을 악용해 발기인 모집 단계에서부터 허위·과장광고로 조합원을 모집한다. 무리한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거나 공사가 중단되더라도 탈퇴는 물론 법적 보호조차 받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