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외길 인천산업 '중심'에 서다

한국목재산업 산증인 영림목재(주)… 69년 창업 도화동시대 거치며 체계화로 기업면모…
입력 2010-04-08 23:39
지면 아이콘 지면 2010-04-09 9면
[경인일보=김종화기자]인천의 대표적인 산업을 꼽으라면 누구나 목재산업을 꼽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와 광복, 6·25를 거쳐 경제 발전기까지 한국 산업사에 있어서 인천은 목재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인천에서 목재 산업이 발전한 것은 항만을 끼고 있어 수입 원목의 반입과 벌목장 설치 및 제품의 출하 등에서 유리한 조건 때문이다. 인천의 대표적인 목재 기업으로 꼽히는 영림목재(주)는 40여년간 인천의 산업 중심에 서 있었다. ┃편집자 주

■ 40여년 목재史 열다



현재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에 위치한 영림목재(주)는 69년 12월 간석오거리에서 첫 문을 열었다.

건물이 밀집해 있는 현재의 간석오거리와는 달리 당시 영림목재가 있던 간석오거리 부근은 황량했다. 그 곳에서 영림목재는 직원 10명으로 40여년의 역사를 시작했다.

초기의 영림목재는 당시 대형 합판 메이커였던 대성목재(주)와 선창산업 등으로부터 원자재를 구입했다. 그 원자재는 합판용 원목을 절단한 후에 남은 부산물로 속칭 '절단목'과 '심목'이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영림목재는 이 원자재를 재가공해 나무 상자 제작용 제재목을 만들었다. 생산했던 제품은 소주상자, 간장상자, 음료상자, 빵상자, 페인트상자 등이었다.

만든 제품들은 당시 중견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삼학소주, 진로소주, OB맥주, 크라운맥주, 백화소주 등의 주류 업체와 삼립식품과 샤니 등의 제과 업체에 납품했다.

   
▲ 고급원목가구 생산 e-라이브러리 매장.

■ 새사업 진출 통한 도약

간석동에서 시작한 영림목재는 74년 도화동 인천교 부근의 인천지방산업단지로 이전하면서 목재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제품 생산과 납품 체계의 체계화, 신상품 개발 등이다.

78년 창업주인 부친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유명한 전자회사에서 퇴직한 현 이경호 대표이사는 차장으로 입사를 결심했다. 이후 전자회사에서 배운 노하우를 회사 운영에 접목시키며 경영에 변화를 일으켰다.

79년 처음으로 타 사에서 생산하지 않았던 팔레트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만들기 시작한 지 6개월만에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에 냉장고용 팔레트를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다. 85년부터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자동창고용 팔레트를 생산해 대우중공업에 납품, 명실공히 이 분야 선두주자로 부각됐다.

파퓨아뉴기니아 및 솔로몬 원목으로부터 새로운 수종 개발에 전념해 이를 서랍재 등을 비롯한 가구재에 적용했고, 악기 관련 자재를 개발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90년에는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처음으로 자회사인 신복산업(현 (주)이-라이브러리)을 설립해 원자재 위주의 영업에서 1, 2차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증대에 나섰다.

   
▲ 악기관련자재 개발로 제2 전성기.

■ 위기속에서 얻은 힘

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던 영림은 걸프전(92년)의 발발과 외환위기(97년)로 위기를 맞았다. 이 두 사건은 원자재를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영림에 환율 충격을 주었다. 가족과 같은 직원들을 감원하는 등 내부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내리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공격적인 투자와 영업망 확충을 벌여 위기를 타개해 나갔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난 99년에는 내보냈던 직원들을 회사로 다시 불러들였다. 두 차례의 위기 상황을 극복한 영림목재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 외부에서 발생하는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브랜드 아파트의 출현에 따른 사회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3년간에 걸쳐 브랜드화 할 수 있는 목재 완제품 품목을 찾기 시작했고 저가로 들어오는 합판이나 MDF와의 차별을 위해 고급 원목을 이용한 가구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

영림목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자회사 신복산업의 제1호 매장을 여는 등 서울에 직영점과 백화점 진출을 꾀해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다.

■ 거듭되는 새사업 진출

90년대 걸프전과 외환위기 속에 자회사인 신복산업이 새로운 사업 진출을 통해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면 2000년대에는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발전을 거듭했다. 그 첫 번째는 (주)현경목재다. 2002년 1월 본사 인근에 있는 제재소를 인수해 원목 및 제재사업소를 독립시켜 현경목재를 출범시켰다. 현경목재의 설립은 좋은 원목의 빠른 구매와 공급, 국내외 원목시장의 융통성있는 대응 효과를 가져왔다.

이후 목재가공전문업체인 (주)대응, 팔레트와 수출용 포장박스, 제품보관용 박스 등 특수 박스를 제작하는 (주)장연물류산업을 잇따라 설립했다.

지난 2007년 1월에는 영림목재 및 4개 자회사((주)e-라이브러리(신복산업 후신), (주)대응, (주)현경목재, (주)장연물류산업)의 통합 CI '영림 Members' 선포식을 갖고 탄탄한 목재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드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 사회공헌 사업으로 후원하는 호산나합창단 .

■ 지역 기업으로 탄탄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영림목재(주)'

영림목재는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최대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영림목재가 지역 기업으로서 자리잡고 시민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것은 현 이경호 대표이사의 의지도 상당부분 크게 작용했다.

이 대표는 현재 20여년째 성린재활원 후원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지역 프로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시민주 공모에 법인 명의로 1천주를 청약하는 한편 이경호 대표를 비롯한 전 직원이 주식 청약에 참여해 주주가 됐다. 또 2005년에는 비인기 종목 육성을 위해 전국실업 핸드볼대회 후원사로 나섰고 2008년에는 충남 태안군 기름 유출 현장을 방문해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영림목재는 지역의 문화와 관련된 일에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호산나합창단에 대한 지원이다. 호산나합창단은 57년 인천지역의 고등부 청소년 남녀합창단으로 창단했다.

※ 인터뷰 / 영림목재(주) 이경호대표에 듣는다 "목재전문 100년역사에 도전"

   

"목재 전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영림목재 40여년간의 발자취를 듣기 위해 만난 이경호 대표이사는 여느 기업인과 달리 회사 유니폼을 입고 각종 서류와 씨름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영림목재가 40여년에 머물지 않고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전문 기업이 되기 위해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목재의 본질을 알면 목재 사업의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다"며 "현재 11개 사업부가 운영되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분야의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창사 40주년을 기념해 영림목재가 걸어 온 길을 '영림목재, 마흔 나이테'라는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이 대표는 "사람이 살아온 흔적들이 역사가 되듯 영림목재의 40여년의 흔적도 목재사에 있어서는 반드시 남겨야 할 기록이라고 생각했다"며 "작게는 함께 기업을 일군 직원들과 기념하고 넓게는 인천 목재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한 영림목재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인천의 전통 산업을 꼽으라면 쉽게 목재산업을 꼽는데 아직 인천에는 농과대학이 없다. 지역에서 배출한 전문 인재를 쓰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후 "지역 목재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꼭 해결하고 싶은 문제"라고 말했다.

   
▲ 69년 간석오거리서 직원 10명으로 창업

   
▲ 74년부터 기업 면모 갖춘 도화동시대

   
▲ 2002년 사업다각화 현경목재 설립

   
▲ 현재 남동공단내 위치 탄탄한 본사전경



경인일보 포토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김종화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