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장신에 슛감각 탁월
농구배우려 진감독에 입양
체육계 국적문제처리 탄원
"코트에서 언니들과 경기에 나서고 싶어요."
21일 수원여고 농구부 숙소에서 만난 쉬쇼우통(수원여고 1년)은 "코트에서 경기를 하는 언니들을 보면 부러워요. 코트에서 언니들과 경기에 나서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대만에서 태어난 쉬쇼우통은 진병준 수원여고 농구부 감독이 수원지역 여자 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키우기 위해 한국으로 데리고 왔다.
진 감독은 쉬쇼우통이 한국에서 농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양녀로 입양했다.
쉬쇼우통은 "아직 한국어에 익숙지는 않지만 언니들이 많이 도와줘서 잘 적응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도 배우고 친구들도 사귀며 행복한 시간을 갖고 있지만 경기에 뛰지 못하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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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쇼우통이 수원여고 농구부에 입단했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건 선수등록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인 한국 국적 취득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16일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 귀화신청서를 제출하고 지난 3월 27일 귀화 면접심사에서 합격했다.
하지만 서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어서 한국 이름으로 개명 절차도 밟지 못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이 지역 체육계에 알려지자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농구협회에서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쉬쇼우통은 "국적 취득 절차가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지만 언제든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있다. 코트에서 경기할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인데 그 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 감독은 "2년 전 쉬쇼우통을 대만에서 처음 봤을 때 농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농구인으로서 좋은 선수를 육성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쉬쇼우통에게 한국으로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가겠다고 해 데리고 왔다"며 "190㎝ 가까운 좋은 신장에 탄력이 좋고 슈팅이 뛰어나 잘 다듬으면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 감독은 "농구를 하겠다는 한 가지 생각만 가지고 한국땅을 밟은 쉬쇼우통이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농구를 코트에서 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