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우승,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뒤 태극기를 들고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관중에게 화답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
'여제'의 행진 앞에 걸림돌은 없었다.
여자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이상화(25·서울시청)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자신의 주종목인 여자 500m에서 2010 밴쿠버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여자 빙속 최초로 메달을 따낸 이상화는 소치에서 한국과 아시아를 통틀어 빙속에서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하는 금자탑까지 세웠다.
7살 때 오빠를 따라 스케이트장에 갔다가 빙상에 입문한 이상화는 초등학생 때부터 국내 1인자로 군림하며 한국 빙속을 이끌 스프린터로 자랐다.
타고난 신체 조건에 담력과 근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국내 대회에서 신기록을 밥 먹듯 갈아치우며 기대주로 불렸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2004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이상화는 휘경여고에 재학 중이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해 500m 5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당시 기대한 메달을 놓쳤다는 아쉬움에 눈물을 지으며 승리욕을 불태운 그는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성장을 거듭했다.
▲ '빙속 여제' 이상화가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대회 5일째인 11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올림픽 파크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500m 경기 2차 레이스에서 코너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
2009년 동계유니버시아드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진 월드컵에서 잇달아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럼에도 밴쿠버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지는 않았지만 이상화는 1, 2차 레이스 합계 76초09로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예니 볼프(독일·76초14)를 0.05초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라 한국 빙속의 새 역사를 썼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서도 이상화 이전에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처음 목에 건 선수는 없었다.
이후에도 이상화는 멈추지 않고 거침없이 새로운 기록을 세워나갔다.
2012, 2013년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잇달아 여자 500m를 제패,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2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2012-2013시즌 월드컵 500m에서는 8개 대회 연속 우승하며 처음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에서는 36초80 만에 결승선을 통과, 위징(중국)이 보유했던 종전 세계기록을 0.14초나 단축하며 기록 행진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소치 올림픽을 앞둔 2013-2014시즌에는 그야말로 '무서운' 스피드를 뽐내며 여자 단거리 빙속의 판도를 바꿨다.
▲ '빙속여제' 이상화가 11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
지난해 9월 전지훈련 중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대회에서 1,000m 한국 신기록(1분13초66)을 작성하고, 10월 태릉에서 열린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 국내 링크 최고 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예열'을 마쳤다.
그리고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세계기록을 단축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74 만에 결승선을 통과, 지난해 1월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을 0.06초 앞당겼다.
이어 일주일 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1차 레이스에서 36초57을 기록하더니 다음날 2차 레이스에서 다시 36초36으로 전날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1년 사이에 무려 네 차례 세계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그러면서 이상화의 소치 올림픽 금메달은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만인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데다 '메달 후보'로 꼽히던 남자부의 이승훈, 모태범(이상 대한항공)이 시상대에 오르지 못하면서 어깨가 더 무거워졌을 법도 했지만, 이상화는 탄탄한 실력으로 이변 없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여제의 시대'를 이어가게 됐다. /소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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