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은 소금·군고구마 등 좋아
자연의 법칙 순응 ‘충전’ 필요


허금범
허금범 수원 삼인당한의원 원장
성인(聖人)은 봄과 여름에는 양기를 보양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음기를 보양해 자연에 순응하며, 만물과 같이 생겨나고 같이 자라나는 속에서 지낸다고 했다. 음양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간단히 말해 해가 뜨면 양이고 해가 지면 음이며, 더워지면 양이고, 추워지면 음이다.

자연의 이치뿐 아니라 우리 인체의 원리도 이에 어긋나는 바가 하나도 없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무병장수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되, 해가 뜬 뒤에 일어나는 편이 좋다. 겨울은 인체의 정을 갈무리하는 시기이자, 정기를 아끼고 보존해야 하는 시기다. 밤에는 인체의 정기와 혈기가 오장 속으로 들어가 쉬는 시간이다. 하루 종일 써먹었던 것이 오장 속에서 쉬면서 재충전을 하게 된다.

밤늦게 근골을 요동시키는 운동을 하거나 야식을 먹는 등의 행위는 인체의 정기와 혈기가 오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오장은 정(精)을 저장하며, 오장에는 신(神)이 있다. 즉, 육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매 시간마다 뇌에서 인체로 보내는 신호가 달리 작용한다. 그러므로 겨울에는 일찍 자야 한다.

겨울에는 볶은 소금을 먹어 신장의 양기를 도울 수 있다. 군고구마나 군밤 등을 먹는 것도 좋다. 고구마 같은 땅속 음식이나, 밤처럼 껍질이 딱딱한 것에 들어 있는 음식이 좋다. 이 같은 음식들이 신장의 정기를 보양시켜준다. 겨울철에 정기를 보존하지 않으면, 봄이 됐을 때 여러 질병에 걸리게 된다.

정은 뇌로 가서 신이 되고, 신은 다시 인체에 기와 혈로 작용한다. 우리 몸의 존귀한 정기신과 혈이 이것이고, 결국 이것은 둘이 아닌 하나로 작용한다. 이에 단계별로 병이 다르고, 약과 처방도 달라지게 된다. 겨울은 정을 갈무리하고 잘 닦는 계절이다. 내년 1년 동안 써먹을 내 몸의 배터리를 충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요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리타분하게 들릴지 몰라도 자연의 법칙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이나 침으로 병이 낫는 것이 아니다. 내 병은 내가 생기게 하고, 또 내가 낫게 한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양생지도(養生之道)’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허금범 수원 삼인당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