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유산을 찾아서

[경기 문화유산을 찾아서·26] 광성부원군 김만기 종손 소장 유물

지정문화재에 필적하는 종가의 보물
김만기
숙종의 장인인 광성부원군 김만기 초상(왼쪽)과 그를 종묘에 배향하라는 내용이 적힌 교서(오른쪽). 이는 현재 그의 종손이 보관·관리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숙종 장인이자 서포 김만중의 형
영정·교지등 시설 미비 탓 훼손
국가·지자체 차원의 보존 필요


군포시 대야미동에는 경기도기념물 제131호인 김만기(金萬基·1633~1687) 묘역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조선 후기 예학(禮學)의 대가인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증손이다.

아버지는 병자호란 당시 강화도에서 분신 자결한 충정공 김익겸(金益兼)이고, ‘구운몽(九雲夢)’을 지은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의 형이며, 김만중의 한글 소설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와 ‘구운몽’을 한문으로 번역한 충문공 김춘택(金春澤)의 할아버지다. 또한 숙종의 정비 인경왕후(仁敬王后)의 아버지, 곧 숙종의 장인이다.



학문적으로는 송시열의 문인이며 정치적으로는 노론의 과격파로 분류된다. 현종의 묘정에 배향됐고 보사(保社) 1등 공신에 책록됐다. 이 같은 정치적 업적을 대변하듯, 그의 무덤 앞에는 숙종 친필의 어필비(御筆碑)와 송시열(宋時烈)이 지은 신도비와 묘비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김만기의 묘역을 보호·관리하고 있는 그의 종손은 김만기 영정 2기를 비롯해 김춘택의 영정, 광성부원군의 종묘 배향 교서, 인경왕후의 언문 글씨, 보사 1등 공신녹권, 왕실에서 내린 사패 교지, 종중과 가문의 일들을 의논하고 합의한 내용을 기록한 완의(完議), 왕실이 신하에게 토지와 노비 등을 내릴 때 찍었던 내사신(內賜臣) 옥보(玉寶) 등을 가보로 간직하고 있다.

문화재적 가치로 미뤄 이들 문화재는 지정문화재 감으로 손색이 없으며 일괄 유물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여타 종가 소장 유물들이 그렇듯 적절한 보관 환경이 마련되지 못해 지금도 훼손이 진행되고 있고, 김만기의 전신(全身)을 그린 영정의 경우 손상 정도가 매우 심하다.

이처럼 무방비 상태로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종가 소장 유물의 관리와 활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그에 대한 기본 원칙 중 하나는 개인소장품이라고 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문화재적 가치를 재검토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지정문화재로 등재, 법·제도적인 보호와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난을 방지하고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공공박물관에 위탁 혹은 장기 대여해 체계적인 보존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종가에 권하고 싶다. 그래야만 ‘나’만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빛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만기 일괄 유물이 경기도문화재로 지정되고, 종가 문화재 보존·활용의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한다. 더 욕심을 내자면, 종가 소장 유물 기증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그들의 유물에 대한 보존 처리가 이뤄져 경기도의 문화자산으로 우리 곁에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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