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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이영미술관 제공

박일순 교수 퇴임기념 사제동행전
16일부터 용인 ICAM 이영미술관
조각·설치·사운드 등 80여점 전시


박일순
ICAM 이영미술관(관장·김이환)은 오는 16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박일순 이화여대 교수(조형예술대 조소 전공·사진)의 정년퇴임 기념 사제동행전(展) 'E19782016'을 개최한다.

'E19782016'은 박일순 작가가 이화여대에 재직한 38년(1978~2016)의 시간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조각가로서의 박일순에서 그치지 않고 그가 학교에서 보낸 38년 동안 사제의 연을 매개로 시간을 공유했던 제자들과 예술 세계를 공유하고자 마련됐으며, 조각·설치·평면·영상·사운드 등 8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박 작가는 가능한 한 자연을 자연 그대로 놓아두는 방식을 통해 자연의 무한한 세계를 드러내는 스타일을 유지해 왔다. 화폭 혹은 나무토막 위에서 발견되는 간결한 형상과 색채는 자연물의 속성을 그대로 나타내며, 더욱이 그의 작품에는 자연적 요소와 함께 인위적 요소도 절묘한 융합을 이뤄 왔다.

어머니의 정원&아버지의 집
어머니의 정원&아버지의 집. /이영미술관 제공

윤난지 이대 교수는 "그의 작품은 절제된 무위의 상태에서 좀 더 명중한 깨달음을 얻는다는 동양적인 예술, 자연관의 맥락에서 이해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라고 했으며, 전해숙 이대 교수도 "그의 작업을 일관하고 있는 나무와 녹색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 오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가 보여주는 나무의 본질적 속성과 초록의 깊이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어 나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동화될 뿐 아니라 경건한 마음마저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특히 '여성성'에 주목, 이와 예술작품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여성성의 근원은 생명을 탄생시키고 자연과 개체를 유기체적인 차원에서 보살피고 헤아리는 힘에서 비롯된다.

봄의 정령
봄의 정령. /이영미술관 제공

또 자연과 우주를 탄생시키되 군림하지 않으면서 생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이 바로 여성성에서 나온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객들에게 그 동안 과소평가되고 왜곡됐던 삶의 주체자로서의 여성 본연의 힘, 그 가치의 회복을 시도한다.

이번 사제동행전의 오프닝 행사는 오는 16일 오후 3시에 열리며, 이날 작품설명회와 박일순 교수 정년 기념식도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문의 : (031)282-8856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