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경기도교육청 준예산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방학을 맞아 실시 예정이던 학교 시설물 유지 및 보수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은 보수 작업이 필요한 수원의 한 중학교 교실문.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교육 환경 개선사업에 차질
부식되고 낡은 화장실·교실
공사 계획 기약없이 미뤄져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로 기본 운영비와 인건비를 제외한 예산이 묶이면서 일선 학교의 시설물 유지·보수가 '올스톱' 됐다.

지난 15일 오후 수원의 한 중학교. 교실 문 50여개를 지난 1985년 개교한 이후 31년간 한 차례도 교체하지 않으면서 나무의 특성상 닳고 부식된 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남학생들의 발길질로 부서진 화장실 문은 2차례에 걸쳐 합판으로 덧댔는데도 상처투성이였다.

특히 4층 교실 문은 수차례 교체를 반복한 걸쇠 구멍으로 누더기가 돼 급기야 쇠판으로 덧댄 상태였다. 하지만 올해 예정된 교실 문 교체사업은 기약없이 미뤄졌다.

올해 교실 문 교체예산으로 2억7천414만2천원을 배정받았지만, 준예산 사태로 예산이 집행되지 않으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학교측은 이번 겨울방학내 교체공사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계획이 틀어지면서 학기중 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교내 화장실을 개보수하려던 시흥의 한 고등학교 역시 겨울방학중 공사를 맡길 계획으로 자체 보수 일정까지 미뤘다가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가을학기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여름 방학 전에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교실 바닥, 이중창, 교실 출입문, 냉난방, 교실 LED 조명, 화장실 개선 등 올해 교육환경개선 22개 사업비로 도내 361개 학교에 486억4천481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준예산 체제의 장기화로 노후화된 학교 시설물을 유지, 보수하는 교육환경개선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학사 일정이 엉킨 학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시설물 유지, 보수 공사는 수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대부분 방학중에 진행되지만, 준예산 사태로 공사가 늦춰지면서 학교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급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