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시험성과표와 다른 크기로 논란 줄소송 당해
산적한 모래 제때 팔면 여주 소규모업체 부도위기
내년이면 다 팔릴 것으로 예상됐던 여주시 4대강 준설토 잔여량은 아직도 2천270만3천여㎥에 이른다. 한 곳에 쌓아 놓으면 수도권 대표 명소인 서울 남산의 절반 가량인 양이다. 준설토는 2012년부터 본격화된 건설경기 침체라는 악재속에 품질 논란, 불가피한 공급량 조절, 가격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인공 야산'이 됐다.
친환경 모르타르(회나 시멘트에 모래를 섞고 물로 갠 것) 기업을 표방하는 여주 (주)SPM사. 지난 2014년 9월 강원도 원주 본사를 여주로 옮겼다. 수도권 규제지역인 여주지만 '모래'와 '교통망'을 보고 이전했다. 하지만 잔뜩 쌓여 있는 준설토는 그림의 떡이다.
생산하는 제품 특성상 크기 3.2㎜ 이하의 고운 모래를 써야 하는데 준설토가 뭘로 쌓여 있을 지 알 수 없어서다. 수십억 원을 주고 무턱대고 구입했다 예상치 만큼 고운 모래를 얻지 못하면 손해다. 3.2㎜를 초과한 모래는 (주)SPM 입장에서는 쓰레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SPM은 강원과 충청지역 골재업체로부터 모래를 공급받는데 1㎥당 2~3배의 운송료를 얹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주)SPM 관계자는 "모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 본사를 이전했는데 준설토를 선뜻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설토 품질·양 달라' 줄소송
= K골재생산 업체는 지난 2011년 여주시로부터 72만1천여㎥의 준설토를 41억8천901만 원에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2차례에 걸쳐 23억 원을 지급했지만 "품질과 수량에 문제가 있다"며 여주시에 12억5천만 원을 돌려달라고 수원지법 여주지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업체는 한국품질시험원에 골재품질 검사를 의뢰했는데 크기 10㎜ 이하 골재 중 1.2㎜ 이하의 골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81%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상품으로 판매할 골재가 없다는 건데 공고 당시 제시된 골재시험 성과표(출처 경기도 건설본부) 보다 2.2배 높은 수치다.
양도 계약 당시 72만1천여㎥가 아닌 66%에 불과한 47만7천599㎥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K골재업체의 청구는 기각됐지만 항소했다. 이밖에도 골재 품질 등과 관련해 다른 업체와의 소송 3건이 줄줄이 진행 중이다.
#준설토 제때 팔면 영세 골재생산업체 줄도산
= 여주시내 신고된 모래 생산업체는 모두 5곳이다. 업체별로 연간 4만5천~13만㎥의 모래를 생산하는 데 지역내 모래 거래가가 1㎥당 1만여원임을 감안하면 이들 업체의 연간 생산규모는 15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4대강 준설토 속 모래는 1㎥당 1만500원에 공급되는데 잔여량 2천270만3천여㎥는 여주시내 골재 수급체계를 뒤흔들 정도로 상당한 양이다. 실제 영세 골재업체의 줄도산을 우려해 2013년 준설토 판매를 조절한 바 있다. 그렇다고 외부로 팔 수도 없는 실정이다.
여주 준설토가 인근 지역에 비해 1㎥당 4천500원 가량 저렴하지만 운반비가 1㎥당 7천~1만원 가량 발생해 건설업체들이 여주 준설토 이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여주시 관계자는 "대량 공급할 경우 영세업체가 당장 부도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렇다고 운반비를 낮춰 외부로 팔자니 형평성·특혜 논란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조영상·김민욱·김연태기자 kmw@kyeongin.com
산적한 모래 제때 팔면 여주 소규모업체 부도위기
내년이면 다 팔릴 것으로 예상됐던 여주시 4대강 준설토 잔여량은 아직도 2천270만3천여㎥에 이른다. 한 곳에 쌓아 놓으면 수도권 대표 명소인 서울 남산의 절반 가량인 양이다. 준설토는 2012년부터 본격화된 건설경기 침체라는 악재속에 품질 논란, 불가피한 공급량 조절, 가격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인공 야산'이 됐다.
친환경 모르타르(회나 시멘트에 모래를 섞고 물로 갠 것) 기업을 표방하는 여주 (주)SPM사. 지난 2014년 9월 강원도 원주 본사를 여주로 옮겼다. 수도권 규제지역인 여주지만 '모래'와 '교통망'을 보고 이전했다. 하지만 잔뜩 쌓여 있는 준설토는 그림의 떡이다.
생산하는 제품 특성상 크기 3.2㎜ 이하의 고운 모래를 써야 하는데 준설토가 뭘로 쌓여 있을 지 알 수 없어서다. 수십억 원을 주고 무턱대고 구입했다 예상치 만큼 고운 모래를 얻지 못하면 손해다. 3.2㎜를 초과한 모래는 (주)SPM 입장에서는 쓰레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SPM은 강원과 충청지역 골재업체로부터 모래를 공급받는데 1㎥당 2~3배의 운송료를 얹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주)SPM 관계자는 "모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 본사를 이전했는데 준설토를 선뜻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설토 품질·양 달라' 줄소송
= K골재생산 업체는 지난 2011년 여주시로부터 72만1천여㎥의 준설토를 41억8천901만 원에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2차례에 걸쳐 23억 원을 지급했지만 "품질과 수량에 문제가 있다"며 여주시에 12억5천만 원을 돌려달라고 수원지법 여주지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업체는 한국품질시험원에 골재품질 검사를 의뢰했는데 크기 10㎜ 이하 골재 중 1.2㎜ 이하의 골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81%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상품으로 판매할 골재가 없다는 건데 공고 당시 제시된 골재시험 성과표(출처 경기도 건설본부) 보다 2.2배 높은 수치다.
양도 계약 당시 72만1천여㎥가 아닌 66%에 불과한 47만7천599㎥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K골재업체의 청구는 기각됐지만 항소했다. 이밖에도 골재 품질 등과 관련해 다른 업체와의 소송 3건이 줄줄이 진행 중이다.
#준설토 제때 팔면 영세 골재생산업체 줄도산
= 여주시내 신고된 모래 생산업체는 모두 5곳이다. 업체별로 연간 4만5천~13만㎥의 모래를 생산하는 데 지역내 모래 거래가가 1㎥당 1만여원임을 감안하면 이들 업체의 연간 생산규모는 15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4대강 준설토 속 모래는 1㎥당 1만500원에 공급되는데 잔여량 2천270만3천여㎥는 여주시내 골재 수급체계를 뒤흔들 정도로 상당한 양이다. 실제 영세 골재업체의 줄도산을 우려해 2013년 준설토 판매를 조절한 바 있다. 그렇다고 외부로 팔 수도 없는 실정이다.
여주 준설토가 인근 지역에 비해 1㎥당 4천500원 가량 저렴하지만 운반비가 1㎥당 7천~1만원 가량 발생해 건설업체들이 여주 준설토 이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여주시 관계자는 "대량 공급할 경우 영세업체가 당장 부도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렇다고 운반비를 낮춰 외부로 팔자니 형평성·특혜 논란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조영상·김민욱·김연태기자 kmw@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