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1천억' 재원조달 역부족
교직원 600명 수용 면적도 협소
매산로청사 수원시 매각 불투명
경기도가 5년 뒤 '광교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26일 발표했지만, 정작 도·도의회·도교육청 건물이 'ㅅ'자 모양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광교시대'의 핵심축인 도교육청이 곳간 사정에 따라 언제 완성될지 미지수인 상태다.
조선 정조의 '인인화락(사람들이 더불어 화목하게 산다)'을 화두로 도와 도의회·도교육청 세 기관이 경기도민만을 위해 화합해 나가자는 뜻을 담아 설계한 ㅅ자 건물이 도교육청이 빠지면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교육부에서 국비를 더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도·도교육청, 광교이전 두고 '동상이몽'
= 26일 이계삼 도 건설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행정의 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세 기관이 연계해 입주하는 게 좋다는 점은 도교육청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도교육청에선 당장 청사이전을 위한 재원조달이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재정상태가 나아지는 대로 도교육청도 광교청사로 입주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의 생각은 다르다. 우선 재정여건상 광교이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수원 조원동 청사를 매각하더라도 광교로 이전하려면 1천억원가량이 모자란 데다, 누리과정예산도 없는 마당에 '이사비'로만 수천억원을 쓰기가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거의 대부분의 예산을 받아 쓰는 교육청의 재정 특성상 1천억원을 추가로 확보하려면,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사태를 겪으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수천억원대의 지원을 기대하기란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600명에 가까운 교직원을 수용하기엔 현재 도가 계획하는 청사 면적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교육청 입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기만 해야 하냐"는 지적에, 이계삼 본부장도 "교육청이 끝내 오지 않으면 당초 교육청 청사로 계획했던 건물은 도청에서 쓸 수밖에 없다. 공무원 수가 매년 늘고 있어 공간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교육청에서도 광교로 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 '매산로3가' 청사는 어떻게?
= 도는 현 수원 매산로3가 청사를 매각한 비용 1천300억원을 광교 신청사를 짓는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도는 수원시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매각 비용 1천3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역시 불확실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신청사 주변 부지에 입주하려는 공공기관이 많아 이 부지를 매각해 복합적으로 개발하면 1천500억원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공유재산을 매각해도 1천700억원 등을 얻게 돼 현 청사가 매각되지 않아도 신청사를 짓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 현 청사가 매각되지 않으면 도 건설본부, 기록관, 교통정보센터 등 도내 공공기관들을 매산로3가 청사에 입주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경진·강기정·조윤영기자 kanggj@kyeongin.com
경기도교육청 빠진 'ㅅ자 건물'… 화합 청사 기우뚱
'광교청사 시대' 넘어야 할 산
입력 2016-04-26 22:23
수정 2016-04-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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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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