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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성추행 등 연루자
도교육청 '문책성 인사' 원칙
양평등 도서벽지 초교에 집중
안성 2곳중 1곳에 배치된 셈
사기 저하·교육 악영향 우려

음주운전·성추행 등 비리에 연루된 경기지역 교사들이 농어촌·도서벽지 학교에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지역으로 문책성 인사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농어촌지역 교사들의 사기 저하와 교육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비리에 연루돼 징계를 받은 경기지역 초등교사 101명 중 50명이 안성(15명), 평택(11명), 이천(9명), 양평(8명), 여주(7명) 등지의 농어촌·도서벽지에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또 31명은 고양을 제외한 동두천·양주, 구리·남양주, 파주, 연천, 포천, 가평 등 북부지역 내 농촌·도서벽지 8곳으로 전보됐다. ┃그래픽 참조

안성지역의 경우 전체 초교가 34개로, 학교 2곳 중 1곳에 비리 교사가 배치된 셈이다. 반면 수원지역 95개 초교 중 8명, 성남지역 68개 초교 중 2명 등 대도시에는 상대적으로 비리교사 배치율이 낮다.

이러한 현상은 도교육청이 자체 인사관리 세부기준에 따라 징계받은 교사를 기존 근무지와 생활 근거지를 제외하고 선호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의 학교로 문책성 인사를 하면서 비롯됐다.

특히 도교육청은 신도시 개발 등으로 최근 10여년 새 선호도가 높아진 용인과 광주·하남 등 도농복합지역에는 비리 교사를 배치하지 않으면서 농어촌·도서벽지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왔다.

그나마 도교육청은 지난해 주거·교통여건이 좋아 선호도가 가장 높은 대도시에도 징계 교사를 배치한다고 단서 조항을 변경한 이후 시내 외곽에 있는 학교에도 인사조치를 하면서 수원(8명), 성남(2명), 의정부(2명), 안양·과천(1명) 등 4곳에도 13명이 배치됐다.

이에 따라 농어촌·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교사는 물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데다 비리 교사들까지 몰린다며 홀대론을 제기하고 있다.

포천의 한 교사는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결백만 주장하는 일부 교사때문에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자긍심을 갖는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며 "특정 지역에 징계받은 교사가 몰리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교육청도 비리에 연루된 교사에게 징계처분 외에도 인사상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원칙을 바꿀 수는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사관리 기준을 바꾼 것도 대도시 외곽 지역에 징계받은 교사들이 몰린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 안에 인사구역 개편을 마치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김대현·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