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최대 규모의 첨단산업단지인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TV)의 매출액이 지난해 7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실현한 성공사례로 손꼽으면서 판교 TV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조선 건설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그동안 대한민국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던 중후장대형 장치산업이 대규모 손실과 구조조정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기술(IT)·바이오(BT)·콘텐츠기술(CT) 등이 신성장 동력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지난 2006년부터 서울 인근에 있던 기업들이 하나 둘 둥지를 틀기 시작해 불과 10년만에 대기업, 중견기업, 게임업체, 소프트웨어개발업체 등이 대거 몰리며 '제2의 테헤란 밸리' '대한민국 게임의 메카'를 형성, 24시간 불을 밝히며 첨단산업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판교 TV의 지난해 매출액은 70조원(회원사 44조원·임차업체 26조원, 입주기업 1천여곳 7만여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29.77% 증가해 경기도 총 매출(313조원)의 22.36%다. 광역지자체의 총매출액 을 비교해도 서울(318조원), 경기(313조원), 경남·충남(99조원), 경북(89조원), 부산(70조원)에 이은 전국 7위 규모이다. 자동차(57조원)나 스마트폰(30조원) 수출액과 비교해도 매출액이 월등히 많다.
매출액 상승은 고용증가로 이어져 지난해 판교 TV 내 신규채용 인원은 모두 8천940명으로, 전년(5천394명) 대비 66%(3천546명) 증가했다. 종사자 중에는 20~30대 비중이 72%로 상당히 높아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은 1만5천여명으로 고급인력이 몰려 있다.
이같은 성과는 주거전용이 아닌 '자족형 도시개발'을 목표로 융·복합 산업도시개발의 모델을 적용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매출규모 1조원 이상 업체들(약 36조원)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51.43%)을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매출 쏠림현상'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받고 있다.
이에 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반면 중견·대기업의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스타트업이라 이들 기업이 자리를 잡으면 매출 쏠림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