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현 박사 "부당한 처지
아이들 스스로 삶 선택 가르쳐"
김만수 교수 "척박한 현실의
불쌍한 아동들 동정심 그려"
인천이 배출한 극작가 함세덕(咸世德·1915~1950)의 작품을 아동문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함세덕의 작품이 아이들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다루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해결책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의 극작가 함세덕을 조명해보자는 취지로 지난 7일 인천 문학시어터에서 열린 '함세덕과 인천연극의 미래' 포럼에서 윤진현 문학박사는 "한국 아동문학 작품 대부분은 아동이 극단적 공포에 사로잡혀 있을 때 도망치라고 가르치고 있지 않다"며 "반면에 함세덕의 작품은 가정폭력 등 부당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박사는 일제 시대가 배경인 함세덕의 희곡 '닭과 아이들'에 나오는 어린이 '덕진'이 처한 상황을 예를 들며 이야기를 펼쳤다.
덕진은 하루 40리를 걸어 장에 다니며 일본인 양계장에서 닭과 달걀을 받아 장사해 생계를 이어가지만, 덕진의 아버지는 폭력을 일삼고 덕진의 장사 밑천도 빼앗는 술주정뱅이다. 덕진은 끝내 부모를 피해 가출하는 것으로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마을 사람들은 덕진의 가출을 축복하기까지 한다.
그는 "보통 현대 아동문학에서는 '가출'은 무서운 바깥세계를 상징, 포근한 '가정'과 대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지 '가출'을 허락하는 작품은 거의 없다"며 "현실 너머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은 문학의 근본인데, 부모나 가정이 아이의 생존을 위협하면 도망쳐서 나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함세덕은 그걸 이미 작품으로 가르쳤다"고 했다.
이날 김만수 인하대 교수는 함세덕의 작품을 '세대인문학적 관점'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함세덕이 사랑한 것은 어린이였다. 그는 어린이의 고운 심성만으로는 살 수 없는 이 땅의 척박한 현실에 분개했다"며 "동심이 통용될 수 없는 현실에서 그는 때로는 불쌍한 아이들에 대한 동정심으로, 때로는 결연한 투쟁의 의지로 아이들의 세계를 작품에 그려냈다"고 했다.
그는 생계 때문에 바다에 나가야 했던 소년 천명이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 '무의도 기행'의 예를 들었다.
그는 "부모의 품에서 사랑을 느끼며 성장해야 할 아이를 바다로 내몰아야 했던 못난 부모의 모습이 식민지 조선의 슬픈 표상으로 보인다"며 "무의도 기행의 마지막 장면은 어른으로서, 교사로서, 지식인으로서 그가 느끼는 부끄러움을 감동적으로 무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가 작품 속에서 즐겨 다룬 소년의 고민과 발언 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조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아동문학적 관점에서 재해석 필요"
인천 극작가 '함세덕' 조명
입력 2016-06-09 20:05
수정 2016-06-09 20:05
지면 아이콘
지면
ⓘ
2016-06-10 2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