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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오늘부터 장마 영향권 '안전 긴장태세'

하늘에서 물폭탄 쏟아질까 '불안에 잠기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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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여름 후반기 접어들수록 라니냐 발달
기상청, 태풍·국지적 집중호우 관측
경기 5년간 연평균 13.5명 사망·실종

주택개발 토사 방치 산사태 위험 노출
정부·지자체, 하천·도로 정비 등 대응
예산부족 지지부진 하기도…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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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마지막 날, 경기지역 곳곳은 아침부터 비가 세차게 내렸다.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을 알리는 빗줄기였다. 30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장마전선 북상으로 1일 오후부터는 전국이 장마 영향권에 들게 된다.



올 여름에는 후반기로 접어들수록 라니냐(적도 동태평양 해역의 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가 발달해 거센 태풍이 불어닥치고, 국지적 집중 호우가 자주 내릴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관측이다.

올해처럼 슈퍼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바뀌는 시기였던 지난 1982년과 1984년 무렵에 수도권·영동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무려 26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1조5천500억원의 재산 피해가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이 올해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점쳐지자 국민안전처와 각 지자체, 재난안전본부는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마을이 고립되고 집과 방둑이 무너지는가 하면 도로가 파손되는 등 그야말로 '물 난리'가 재연될까 부랴부랴 시설 점검과 현장 훈련에 나서는 상태다. 지역 농가에서도 구슬땀의 산물이 거센 비바람에 수포로 돌아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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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난리' 악몽 매년 반복…강한 비바람에 매년 13명 이상 숨져

경기지역에서는 최근 5년간 풍수해로 연평균 13.5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재난안전본부가 '굿모닝 경기도로 시설안전 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풍수해로 6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매년 13명 이상이 인명 피해를 입은 것이다. 상당부분 갑자기 내린 비에 하천 물이 불어 급류에 휩쓸리거나 산사태가 일어나 집 등이 무너져 생긴 일이었다.

동두천에서 50일 간 무려 1천736㎜의 비가 쏟아져 내려 49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던 지난 2011년 여름이 가장 인명 피해가 컸다. 1년 전인 2010년에도 13명이 급류 등에 휩쓸려 숨졌고, 2012년과 2013년엔 2명으로 줄었다.

재산 피해액만 4천964억 원에 달했다. 이를 복구하는 데는 피해액의 갑절 격인 9천552억 원을 투입해야만 했다. 여름마다 몰아치는 비바람에 매년 2천억 원에 달하는 돈을 쏟아부어야 했던 셈이다.

5년 동안 무너진 집만 283채에, 침수된 집도 2만1천59채였다. 농사 피해도 극심했다. 유실된 농경지는 1천182㏊였고, 피해를 입은 농작물 밭 등의 면적도 1만3천783㏊에 달했다. 공공시설물도 예외는 아니어서 8천38곳이 부서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 장마 소식에 발등 불 떨어진 정부·지자체…상당 지역은 아직 '불안'


본격적인 장마 소식에 정부·지자체 모두 부랴부랴 하천과 도로 현장 정비에 나섰다. 지난 29일 양복환 도 행정2부지사는 남양주 왕숙천으로 향했다. 수해 예방과 주변 시설 정비를 위해 이 곳 왕숙천 일대에 추진 중인 '고향의 강' 사업이 잘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 차 방문한 것이다.

이에 앞서 도는 지난 17일 '굿모닝 경기도로 시설안전 포럼'을 열어 각종 건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풍수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황단계별 비상 근무를 실시하는 한편 안전 점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일찌감치 배수펌프장을 점거하는 등 호우 대비 체계를 마련했다.

국민안전처에서도 홍수통제시스템·재난상황분석시스템 등을 활용해 각 지점별 강우량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해당 지자체와 함께 즉각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경기도가 최근 산사태 취약지역 963곳을 정하고 특별 관리에 들어갔지만 관리 대상이 인공 비탈면이나 산지로 한정돼, 오히려 다량의 토사가 적치돼 산사태 우려가 높은 현장은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도내 곳곳에서 주택단지 개발을 위해 산을 절개한 후 토사를 방치하는 등 장마철 피해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암반이 그대로 드러난 채 공사가 중단된 양주시 장흥면 일대 전원주택 개발지 인근엔 300여 가구가 살고 있어 비가 내리면 산사태 피해가 우려되지만 대책은 미지수고, 용인시 수지구 타운하우스 조성 공사 현장에서도 토사에 방수포가 덮이지 않은 채로 방치돼, 현장 아래 쪽에 거주하는 50여 세대가 고스란히 산사태 피해에 노출돼있다.

하천 범람을 막는 정비 사업 역시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지지부진한 곳이 적지 않다. 도는 올해 수해 방지를 위해 상습 피해 하천 개선 등에 모두 1천886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역부족인 곳들도 상당수다.

침수 위험이 있다고 판단,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된 12개 지구 역시 하천 정비와 배수펌프장 증설 등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일부는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등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호우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것. 12시간 80mm 이상일 경우 호우 주의보를, 150mm 이상일 경우에는 호우 경보를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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