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

[이슈&스토리] 소값 폭등 '축산농의 눈물'

'고삐풀린' 한우값

농가는 못 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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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사이 149만원 오른 거세牛
예측 어려운 송아지 출하시세
낮은 마진율에 사라지는 소농

600㎏ 도축땐 250㎏가량 생산
등심·치마살등은 60㎏에 불과
비싼 가격 형성될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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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한마리 가격이 거의 500만원이나 되는데 소를 키워야 할까요?"

지난 5일 이천에서 만난 축산인 김모(54)씨는 출하를 앞둔 소들을 바라보며 정작 기쁨 보다는 걱정을 우선했다.



한우고기 가격이 치솟는다면 소를 키우는 축산 농가들의 기쁨도 2배(?)가 될 법 한데 실제 현장에서 만난 축산인들의 표정은 밝아 보이질 않았다. 잘 키운 소를 비싼 가격에 팔아 몫돈을 만질 수 있다는 기쁨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다.

대신 출하 시기가 된 소들을 팔고 송아지를 구입해 농장을 꾸려 나가야할지 아니면 송아지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김씨는 "지금 출하 소들은 2년전 230만~250만원 주고 송아지를 구입해 키웠다"며 "지금 출하되는 소만 생각한다면 비싼 가격에 팔수 있어 기분 좋지만 송아지 시세를 생각한다면 선뜻 송아지 구입이란 투자에 나서기가 머뭇거려 진다"고 말했다.

#비싼 한우고기 가격에도 웃음 잃은 축산농가

한우가격 상승으로 오랜만에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된 현실속에서도 축산농가들의 걱정은 여전하다.

송아지를 입식해 사업 연속성이 이어져야 하나 덩달아 오른 비싼 송아지 가격에 엄두를 내기 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축산 농가의 고민은 이 뿐만 아니라 들쭉날쭉한 시세, 비싼 사료값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협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 6일 거세우 1++A 등급의 전국 평균 가격이 893만원(600kg)을 기록했다. 불과 1년전 744만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49만원이 올랐다. 축산업계에서는 무게가 더 나가는 소의 경우 1천만원 이상에도 거래된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세가 언제까지 형성될지 몰라 호경기에도 농가들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대개 송아지 입식의 경우 2년 뒤를 바라보지만 당시 시장 예측에 확신을 못갖는 이유다. 수원축협에 의하면 지난주 송아지 수소와 거세우의 최고 낙찰가가 각각 438만원과 466만원을 기록했다.

불과 1년전 200만원대 중반에 거래됐던 것을 생각한다면 송아지 가격은 당시 시세에 2배 이상 비싼 가격이어서 부담이 된다.

축산업계가 소 1마리당 평균 사료값을 300만원 이상 들이고 있는 점을 감안, 현재 송아지 시세 기준에 따른 소 한마리의 생산원가만 마리당 800만원을 넘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1++등급의 경우 789만~893만원, 1+등급의 경우 730만~803만원에 가격이 형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확신이 서지 않는 이유다.

더욱이 송아지 입식에 이어 2년 후 출하기에 이르렀을때 현 시세대로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시장 예측이 좀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선뜻 송아지 구매에 나서기가 쉽질 않은 불확실성을 안고 사는 농가들의 남다른 고민의 시발점인 셈이다.

축산인 최모(57)씨는 "소를 키우는 원가가 높게 형성되어 있는데 비해 마진율이 높지 않아 10마리 이하를 키우는 작은 축산농가는 버티기 힘든 실정"이라며 "가격이 불안정하고 이윤이 많이 남지 않다 보니 소농은 사라지고 법인 형태의 규모화로 축산업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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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구매단계에서 폭등하는 한우고기 가격

도축장에서 경매가 이뤄진 지육은 1차 도매상인에게 넘겨지고 지육을 구입한 식육포장처리업체는 발골, 해체, 정형 과정을 진행하면 뼈와 지방이 30%, 정육은 70% 남게 된다.

결국, 600㎏ 소 1마리를 도축하면 최종적으로 정육은 42%인 250㎏ 정도만 남게 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이 발표한 '소 도체 수율' 자료에 따르면 지육 기준으로 갈비 생산율은 평균 14%로 가장 많다. 600kg 소 1마리(지육 360kg 기준)를 기준으로 보면 갈비는 50kg 정도가 나온다. 이어, 등심이 40kg(11%), 설도(엉덩이 살) 36kg(10%), 양지 31kg(8.5%), 앞다리 27kg(7.5%), 우둔 22kg(6,0%), 사태 16kg(4.4%) 순이다.

고깃집에서 많이 판매하는 안심은 지육 가운데 1.8%에 불과해 소 1마리에서 6.5kg밖에 나오지 않고 치마살과 채끝살은 각각 8kg(2.3%)이 생산된다. 이 조사 자료에 의하면 소비자들이 구이용으로 즐겨 찾는 등심과 치마살 등은 소 1마리에서 많아야 60㎏ 정도에 불과하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많이 찾는 부위가 소 1마리당 적게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게 형성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지난해 연말 발표한 '축산물 유통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한우 부분육 경락가격(도매가)은 1kg에 평균 2만1천275원에 달했다. 부위별로 보면 특수부위가 6만4천396원으로 가장 비쌌고, 안심이 5만9천200원, 채끝살이 5만5천542원, 등심 5만5천343원, 양지 3만145원, 앞다리 2만5천818원, 갈비가 1만4천259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평균 농가수취율과 유통비용률을 적용해 각 부위별 유통비용을 다시 계산하면 안심의 경우 당초 산지 출하가격이 1㎏에 4만6천250원에 불과했지만 도매가격은 5만9천200원, 소매가격은 8만9천37원으로 크게 오르는 등 유통단계에서 붙는 가격 거품 또한 만만치 않다.

한우농가10

근내지방도·지방색·육색·조직감등 기준
1++·1+·1·2·3·등외 등급… '6등급 체계'


#한우 등급은 어떻게 나누어져 있나

한우는 육질등급체계를 6개 등급으로 나눈다. 보통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1++등급과 1+등급 외에도 1등급과 2등급, 3등급, 등외등급으로 구분한다. 소비자들이 말하는 한우등급은 축산업계에서는 육질등급이라고 부른다. 육질등급은 5가지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바로 근내지방도, 지방색, 육색, 조직감, 성숙도다.

5가지 기준의 공통점은 맛과 신선도를 기준으로 매겨진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근내지방의 절대적 함량과 지방의 색은 한우 등급을 판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마블링이 잘 분포되어 있다는 것은 지방이 고루 퍼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계에서 소고기의 등급을 매기는데 있어서 마블링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나라는 한우와 일본의 와규 정도다. 전문가들은 한우의 경우 1++등급을 받으려면 마블링 즉 지방함유량이 19%이상이어야 하고 와규의 경우 최상급은 22~31%까지 되야 최상급 판정을 받는다.

미국과 호주도 소고기의 등급을 매길때 마블링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더 중요시 여기는 것은 숙성기간이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축산업계에서는 육량등급이라는 등급도 사용한다.

육량등급은 도체의 중량,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등을 고려해 고기의 양이 많고 적음을 표시하는 기준이다.

등급 방식은 A, B, C로 나누어 매기는데, 육질등급과 육량등급을 함께 적용해 표시한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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