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권에 비해 월등히 폭염특보가 잦은 경기 북부지역 고등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평가일에 맞춘 학교의 무리한 학사일정으로 더위에 내몰리고 있다.

21일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주에 2학기 개학을 한 경기 북부지역 고등학교는 총 92개교다. 전체 115개 고등학교의 80%에 달한다.

이는 경기 남부권의 같은 기간 개학을 하는 학교 6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개학을 하는 도내 초등학교가 전체 초교 중 0.5%에 불과하고 중학교 역시 54%에 그치는 것에 반해 고등학교의 2학기 개학일이 빠른 이유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있다.

매년 11월 치러지는 수능 이후, 계속되는 대입 면접 등 각종 전형으로 3학년 학생들의 정상적인 학사일정 수행이 어려운 탓에 일선 학교는 서둘러 2학기를 개학해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개학한 고등학생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경기 북부권의 경우 남부권에 비해 폭염특보가 더욱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남부권보다 더 많은 고등학교가 개학을 한 것으로 나타나 이 지역 고등학생들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기상청이 발표한 폭염 특보에 따르면 고등학교의 개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7일 오후 2시 기준 경기 북부는 11개 시·군 중 3분의 2에 달하는 7개 지역에서 폭염경보가 발효됐으며 경기 남부권 20개 지자체에 발효된 폭염경보는 절반 수준에 그친다.

18일 역시 고양, 남양주, 연천, 가평 등 4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반면 남부권에서는 시흥시 1곳에 그쳤다.

폭염특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내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결국 수능일정에 맞춘 학사일정으로 경기 남부권 보다 더 더운 것으로 분석되는 경기 북부지역 고등학생들이 폭염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북부지역 A고교 교사는 "미리 확정한 학사일정이 있는 상태에서 경기 북부지역에 갑작스러운 폭염이 몰아닥쳐 난감하다"며 "아직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일정에 따라 고등학생들의 개학이 초·중학교 보다 빠른 상황"이라며 "기상 변화에 따라 휴교, 단축수업 등 학사일정 조정을 안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