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1천만원 이상 입찰로 변경
도서벽지·농어촌 학교는 수의계약
개당 최대 300원 차이 형평성 논란
원가보다 싸 손해 공급중단 사태도
유통기한·위생상태도 '장담' 못해
경기도내 초등학교 우유 급식률은 94.7%로,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우유를 마시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감사원이 학부모 부담 경감 등을 이유로 경쟁 입찰을 권고하면서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학교별 공급 단가가 개당 180~480원으로 최대 300원까지 벌어지는 등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경쟁 입찰에 따른 염가판매로 손해가 커진 일부 업체에서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를 공급하거나 갑자기 공급을 중단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권장하는 청소년 먹거리인 우유 급식의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 양주의 한 초등학교 학생 1천200여 명은 지난 1학기에 1개당 180원에 공급받던 A사 우유(용량 200㎖)를 이번 학기에는 340원에 마시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 1학기에는 230원, 2학기에는 308원 등 학기마다 다른 가격으로 우유급식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전교생 수가 120여 명인 용인의 한 중학교 학생들은 현재 수의계약을 통해 A사 우유를 430원에 마시고 있다. 반면 전교생 수가 700명이 넘는 광명의 한 초교는 입찰 경쟁을 통해 C사 우유를 180원에 공급받고 있다.
경기도내 학교에 공급되는 우유 가격이 지역별·학교별로 제각각이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학교별 우유 1개당 공급 가격이 최대 480원~최소 180원으로 2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유 제조 원가는 270원 수준으로 일부 학교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우유를 공급받지만, 일부 학교는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우유를 먹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감사원에서 학부모 부담 경감 등을 이유로 전체 계약 금액이 1천만원 이상일 경우 우유급식 계약을 기존 수의계약에서 입찰 방식으로 변경하도록 하면서 일부 지역·학교에서 업체 간 가격 경쟁이 과열돼 비롯됐다.
반면 파주·김포 등의 도서벽지, 농어촌, 소규모 학교 등의 경우 학생 수가 적어 전체 계약 금액이 1천만원이 넘지 않아 수의계약이 불가피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우유를 공급받아야 한다.
# 하남·구리·남양주지역 초교 6곳은 지난 3월부터 1년간 우유 공급을 하기로 계약한 B사 영업점이 한 달 만인 4월 20일 갑자기 배달을 중단해 2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동안 우유를 마시지 못했다.
180~240원의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은 해당 영업점이 우유를 공급할수록 손해가 커지자 본사 측이 미수금 발생 등을 이유로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었다. 부천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4월 배달된 660여 개 우유 중 7개가 일주일 전에 제조된 것을 확인해 영업점에 재발방지를 요청했다.
특히 우유배달 과정에서 소독과 위생상태가 우려되는 냉동 탑차가 사용된 것을 확인, 계약을 수정해 체결해야 했다.
이처럼 업체 간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일부 학교에서는 우유 급식이 중단되거나 전날 또는 당일 제조된 우유를 공급하도록 한 계약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청소년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청소년 권장 먹거리인 우유급식은 수익자 부담원칙이어서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고, 영업점과 계약을 체결해야 해 경쟁입찰 과정에서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 배달 과정에서 위생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공급의 안전성에 문제가 빈번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대현·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시장 논리에 위협받는 우유 급식·상] 업체간 가격 경쟁 부작용
최저가 경쟁 붙여… 헐값에 팔린 청소년 먹거리
입력 2016-09-19 23:24
수정 2016-09-1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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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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