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정리의궤… 밤을 잊은 낙성연

정조 궁중행사 '성주풀이'… 의상·채붕 완벽복원
'인인화락 가치' 무료공연·함께즐기는 축제의 장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을 기념하는 수원화성문화제의 전야제 행사인 '낙성연 성주풀이'가 6일 저녁 수원화성 연무대에서 열렸다. 특히 올해 수원화성문화제 낙성연 행사는 지난 6월 프랑스에서 발견된 정조시대의 정리의궤(整理儀軌)를 토대로 재현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낙성연 성주풀이 행사는 정조대왕이 1796년 10월 16일 수원화성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화성행궁 안의 낙남헌에서 마련한 궁중 행사로, 정조의 특별지시를 통해 이례적으로 축성에 참여한 감독관과 기술자, 일용노동자는 물론 조정 관리와 백성까지 많은 사람이 참여했던 뜻깊은 잔치다.



그동안 낙성연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행사전반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어 복원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리의궤와 함께 채색본 낙성연도가 발견되면서 연희를 벌이는 무용수와 악사 등의 의상과 가설무대인 채붕(彩棚)등을 뚜렷하게 복원할 수 있었다.

올해 재현된 낙성연 행사는 수원화성의 축성이념인 만백성과 함께 하는 인인화락(人人和樂)의 가치를 되살려 해설과 함께 시민들을 찾았다. 백성들이 귀천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정조대왕의 뜻을 기려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됐다. 또한 정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한 널뛰기 공연 등 다양한 전통행사도 함께 열렸다.

이날 오후 7시 30분 낙성연에 관한 설명과 함께 성주풀이와 제사배례로 첫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낙성연의 인인화락 뜻을 기리는 경기도립무용단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부채춤과 전통민요인 아리랑 메들리 경기민요 공연, 두 개의 북채로 흥겹고 다양한 장단과 함께하는 진도북춤이 진행됐다. 또 오후 8시 15분 수원국악협회의 상모놀이와 버나놀이 공연에 이어 민속예술단의 널뛰기 공연을 끝으로 오후 8시 40분께 낙성연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날 낙성연 행사에 참여한 김현철(38)씨는 "예년과 달리 올해 낙성연 행사는 정리의궤를 통해 고증이 잘 이뤄져 역사적인 재현이 상당이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정리의궤의 발견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을 기반으로 유형자산뿐 아니라 낙성연 등 무형자산의 복원에도 주력해 후세에 올바른 역사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