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등기자들, 걸림돌 제거·오피스텔 제안도
LH "청산절차 최선… 소송 마무리땐 손뗄 것"
스타월드와 쥬네브문월드 상가 벽면 곳곳에는 지난달부터 고통과 피해를 호소하면서 LH에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형 걸개 10여개가 내걸려 있다. 걸개를 내건 주체는 스타월드와 문월드 상가 구분등기자들로, LH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LH가 자신들을 미분양 상가 전체의 채권 우선순위로 한 신탁을 해놓고 각종 소송에서 져 자신들에게 줘야 할 돈 수십억원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LH가 상가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업종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월드의 경우 전체 200실 가운데 3분의2, 문월드는 90%가량이 판매시설로 구성돼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나머지 근생시설은 호수쪽이거나 2층에 한정돼 음식점 등 생활시설 입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상가주들은 문월드를 중심으로 한 재건축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용적률이 낮아 주상복합상가나 오피스텔 신·증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LH는 이런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LH 관계자는 "상가활성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써 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재건축은 오히려 더 망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청산(파산) 절차를 밟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진행중인 소송이 마무리되면 (LH는) 파산을 하고 손을 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쥬네브 프로젝트는) 모든 게 정상적이지 않았다. 이제는 (파산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인다"고 헸다.
지난 8월 (주)쥬네브는 3개월간의 휴업을 결정하고 6명의 직원을 철수시켰다. LH가 운영비를 줄인 게 화근이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신탁회사가 인력을 파견해 임시로 관리를 대행하고 있다. 여러 상황이 나빠질 대로 나빠져 어찌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쥬네브 사태와 관련, 표창원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상황을 무시한 LH의 과욕과 건설사의 허황된 꿈이 결합돼 1천여명의 서민들을 울리고 지역 경제를 망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제는 LH가 책임지는 자세로 피해를 최소화할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