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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으로 건강을 되찾은 이승남(55)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지구협의회 회장. /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10여년전 투병중 깨달음 봉사 뛰어들어
장애인 세 식구 삶 희망준 일 가장 보람
활발한 활동 공로 '행복나눔인' 표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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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단 사랑의 열매가 유난히 잘 어울리는 여성 봉사자, 이승남(55)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지구협의회 회장. 이 회장이 적십자봉사회에 몸 담은 건 10여년 전이다.

"2006년 담도 폐쇄 등으로 몸이 많이 아팠어요. 이대로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저 세상으로 가기엔 너무 안타깝고 서운하단 생각이 들어 적십자봉사회에 가입해 봉사활동에 전념했죠."

양평시장에서 그릇가게를 하는 그는, 봉사활동에는 남편의 외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넉넉한 살림이 아닌데도 제 동기와 의지를 들은 남편이 적극적으로 배려했습니다. 덕분에 봉사회에 내집마냥 들락거리며 연탄봉사·김치담그기 봉사·목욕봉사 등 열심으로 일하다 보니 모든 병 치레가 말끔히 사라져 지금은 거뜬하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팔자인가봐요, 봉사가."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지구협의회는 14개 읍면별 단위봉사회에 450여명의 회원이 저소득 중증 장애인 주거 환경개선을 위한 행복의집 희망 릴레이 사업과 노인·다문화가정·새터민·한부모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 180가구와 결연을 맺고 매달 정기방문을 하며 양곡과 반찬, 구호품을 전달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양평군에는 이 회장의 손끝이 안 닿은 곳이 없다.

특히 이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협의회는 봉사활동의 재원인 적십자회비 모금도 꾸준히 홍보해 지역주민과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지난 2012년 1억1천만원에 이어 2013년 1억3천만원, 2014년 1억2천만원, 2016년 1억1천만원을 달성하는 등 4번이나 목표액 대비 모금실적에서 도내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이 회장의 활발한 활동으로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행복나눔인'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가구의 집 수리를 마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양동면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 아빠와 아들, 시각장애인 어머니, 이렇게 세 식구가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살면서 가족 모두가 삶을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렀던 집"이라고 소개했다.

"그 집 수리를 마치고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6개월여간 정기적인 방문으로 정상적인 생활환경을 마련했다. 그후 장애아들은 부모와 함께 관내 장애인 복지관을 이용하며 힘차고 희망찬 모습으로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 이 모습을 보니 가장 마음아프고 보람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 적십자 모토가 '인류가 있는 곳에 고통이 있고 고통이 있는 곳에 적십자가 있다'다. 그러나 인류를 논하기 전에 가장 가까운 이웃에 고통이 있더라. 양평에도 보이지 않는 소외가정을 찾아 적십자 사랑의 열매가 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청운면의 한 가정주거 개선작업 도중 도배하다 낙상해 무릎 연골이 파열됐다. 쉰 중반의 나이때문인지 아직까지도 목발을 사용하고 있다. 그에게 이전과 같이 봉사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무리 아닐까.  

 

이 회장은 "아직 젊다"고 잘라 말한 뒤 "더욱더 열심히 회원 모두가 단합해 이웃과 함께 행복한 양평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집 수리하는 현장에서 한손엔 목발을, 다른 손엔 건축도구를 들고 봉사원을 지휘하는 그의 모습에서 양평의 희망을 본다.

양평/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