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강화 교동도와 북한 황해도를 잇는 황새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 멸종위기종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인 황새는 과거 한반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였으나, 1970년대 접어들면서 멸종된 상태다.

인천시는 최근 '자연환경보전 실천계획(2016~2025년)'을 확정하고, 국내 연구진과 함께 '교동도 황새 아랫마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900년대 초까지 강화 교동도와 황해도 연백평야 등 곡창지대를 오가며 번식하는 대규모 야생 황새 서식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황새 한 쌍이 발견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북한에서도 황해도 연안지역, 해주 등에 남아있던 야생 황새 서식지가 1980년대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들여온 황새를 인공번식해 야생에 방사하고 있는 황새생태연구원은 교동도에 황새공원 등 야생복귀 거점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인천시에 제안했다. 황새공원에는 사육장·번식장·방사장·인공둥지·체험시설 등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교동도에서 황새를 방사하면 강화도와 황해도 남부지역 등에 야생 서식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시룡 황새생태연구원장은 "강화도 교동도와 황해도 남부는 대규모 농경지가 있고, 해양성 기후로 겨울철에도 인공번식지 유지가 가능해 황새 서식지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사라진 황새 서식지를 교동도를 중심으로 복원하는 사업이 장기적으로 남북교류의 상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황새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선 난관이 많다.

남북교류가 단절된 현재 시점에서는 북한지역에 황새 서식지 조성·관리가 불가능하다. 황새가 농경지에서 먹이를 잡아먹으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동도 전역에서 친환경 농업을 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교동도 전역에 친환경 농업을 도입하면서 황새공원 부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남과 북을 이어주는 것은 물론 교동도 친환경 농산물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