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 물범(천연기념물 제331호)은 백령도에 주로 서식하면서 NLL을 넘어 북한을 오가는 '남북평화 염원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서해 대표 해양생물이다.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공식 마스코트로 지정돼 국민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점박이 물범은 봄·가을인 3월·11월 서해 백령도와 북한 황해도 연안 등지에서 머물다가 겨울철에는 중국 랴오둥만 유빙 위에서 새끼를 낳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온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10여 년 전까지 백령도에서 300마리까지 관찰됐지만, 최근에는 200여 마리 정도만 확인돼 개체 수가 100여 마리 가까이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체 수 파악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1년에 두 차례씩 육안으로만 점박이 물범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에는 공식 모니터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고래연구센터에 의뢰해 올해 3월부터 고배율 CCTV를 통해 백령도 점박이 물범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개체 수 변화, 서식 환경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이를 토대로 점박이 물범 보존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점박이 물범을 보호하기 위한 인공 휴식처가 백령도 물범바위 인근에 조성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할 계획인 점박이 물범 보존사업은 백령도 어촌계 등 주민 반대가 심하다. 점박이 물범 개체 수가 늘어나면 어망 훼손 등 어업활동에 지장이 생긴다는 이유다. 해수부는 2010년부터 백령도 주변 해역에 대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점박이 물범 보존대책과 함께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찾을 것"이라며 "앞으로 백령도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