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 문학산에 있는 '술바위'가 아기를 점지해주는 '삼신(三神)'에게 기도하는 신앙 터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구지역 향토문화 연구모임인 학산포럼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문학산 술바위 주변을 답사한 결과 술바위에서 기자신앙(祈子信仰·아들을 얻기 위한 민간신앙) 제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특징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학산포럼 향토사연구팀은 술바위가 수직 최장 2.7m의 거대한 남근석 모양을 하고 있으며, 주변에 우물터로 추정되는 돌무지가 있어 이 지역이 제의공간일 것으로 봤다.

제의 장소는 아기의 점지와 출산을 맡는 삼신을 숭상하는 형태로 이뤄졌으며, 이 때문에 술바위가 부인들이 아들을 얻기 위해 기원하는 기자암(祈子岩)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술바위의 명칭도 기존 알려진 '술이 나오는 바위'가 아니라 기자암의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수리바위'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산포럼은 술바위 주변에 제의 유물이 발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문화재 전문기관 등에 연구를 촉구할 방침이다.

또 오는 23일 인천학연구원 월례세미나에서 '문학산 술바위의 제의(祭儀) 가능성'에 대한 발표를 통해 그동안 답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학산포럼 관계자는 "문학산 술바위는 인천의 귀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학술적 연구대상"이라며 "이번 문제 제기를 통해 고고학 등 문화재 전문가들에 의한 현장조사와 학술적 연구 성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