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55보병사단 이천대대 소속 신태민(24) 상병이 간암 말기인 자신의 아버지에게 선뜻 간을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신 상병은 2015년 9월에 입대해 육군 제55보병사단 이천대대에서 복무 중이며, 신 상병의 입대 전 체형은 키 181㎝에 체중 120㎏. 비만체형으로 간 기증을 할 수가 없는 체형이었다.
처음 아버지가 간암 말기로 매우 위독해 간 이식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신 상병은 간 기증 때문에 자신이 조금 아프더라도 아버지가 쾌차하셔서 다시 웃으실 모습을 생각하며 간 기증을 결심했다.
그러나 간 기증 적합여부 확인을 위한 최초 1차 검진에서 체중 과다 및 지방간 수치가 높아 간 기증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 상병은 꼭 건강한 몸을 만들어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드리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고, 부대에서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조절, 금연 등을 실시해 아버지에게 간 기증을 할 준비를 했다.
이후 두 번째 검진에서도 지방간 수치가 높게 나오자 신 상병은 더욱 힘을 내 혹서기에도 간부들과 함께 달리기를 하고, 줄넘기를 매일 2천회 이상 하는 등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총 30㎏ 가량의 체중을 감량해 마침내 세번째 실시한 검진에서 지방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CT, 간 초음파 검사결과 기증에 적합한 신체조건을 갖췄다고 확진을 받아 간 기증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신 상병의 간 기증을 위해 이천대대에서는 혹서기에 뜀걸음을 할 때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간부들이 함께 하고 조금 더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체력단련실을 정비하는 등 신 상병이 체중감량을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힘을 썼다. 이 뿐만 아니라, 부대 장병들이 헌혈증 53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천대대장 정영남 중령은 "세상이 아무리 삭막해도 아직 부모님을 먼저 생각하는 '아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매사에 열심히 하던 신태민 상병과 아버지가 하루빨리 회복해서 쾌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상병은 "장기기증은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 중 선택받은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24년간 키워주신 은혜를 이렇게 갚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아버지가 빨리 쾌차하셔서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간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가족 모두가 모이기 힘들고, 본인은 군 생활을 하다 보니 언제나 어머니의 음식이 그리웠다며, 가장 먼저 가족 모두가 모여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다같이 먹고 싶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신 상병은 본인의 간 70%를 기증하면 수술 후 2달 경과시 90% 이상 회복될 예정이며, 아버지는 간 이식 후 1년 경과 후 100% 회복이 가능하다며 이천대대에서는 신 상병이 수술 후 충분한 회복기간을 거쳐 건강하게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이천/박승용·서인범기자 p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