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광교역 '황금벨트' 평가 무색
월세 350만원 치솟던 상현역 인근
50만원 떨어져 "추가성장 힘들듯"

호매실구간 조기추진 필요성 불구
'1단계 低사업성'탓 민자추진 난항
최대 2950원 비싼 요금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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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정자와 수원 광교를 거쳐 서수원의 중심인 호매실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은 1년 전 개통 당시, 해당 구간의 유동인구를 증가시켜 새로운 역세권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았다.

특히 판교~광교는 주거와 산업·행정이 복합된 지역으로 새로운 지하철 황금벨트가 열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상권이 피기도 전에 쇠락하는 모양새에다, 경제성 부족으로 추가 구간은 첫 삽을 뜨지도 못할 상태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는 '서울로 향하는 빠른 길'이라는 인식만 낳았다.

전문가들은 호매실 구간 조기추진을 통해 전체 노선의 연결성을 높이고, 수원·용인·성남 등도 연장선을 통해 지역 방문객을 유도하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선은

신분당선은 분당신도시 개발이 시작돼 수도권 동남권 인구가 증가하자 늘어나는 교통량 해소를 위해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사업 초기 서울 강남에서 분당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됐지만 지난 2001년 경기도·용인시·수원시가 용인 수지를 거쳐 수원까지 노선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사업구간이 확장됐다. 이후 개발이 진행돼 연장선 1차 구간이 지난해 1월 개통됐다.

신분당선은 시설은 국가가 소유하고 민간 사업자가 운영권을 가지는 BTO(Build Transfer Operate)사업으로 강남~정자 구간은 네오트랜스(주)가, 정자~광교 구간은 경기철도(주)가 운영중이다.

■피기도 전에 쇠락하는 상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국 상권을 구매력·집객력·성장성 등을 기반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 자료에서 판교역 상권(백현동·삼평동)의 상권평가지수는 지난해 6월 58.1점(100점 만점 기준)에서 같은해 11월 57점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같은 기간 구매력 지수는 11.5점(20점 만점)에서 9.6점으로 떨어졌다. 또 정자역·수지구청역·광교역 상권 역시 성장이 아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그래픽 참조

이 때문에 상가 임대료도 하락 추세다. 지난해 초 개통시기와 맞물려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350만원까지 치솟았던 상현역 인근 대형상가는 최근 월세 300만원 수준으로 임대료가 낮아졌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판교 상권은 100만명에 달하는 배후 수요로 버티고 있을 뿐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나머지 역세권도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2단계 사업 난항, 비싼 요금도 문제

연장선 2단계 구간(광교역-화서역-호매실역)은 민자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구간의 사업성이 떨어짐이 확인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 적격성 용역결과에서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이듬해 수도권 통합 환승요금제를 적용해 수익성을 높게 산정한 재용역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신분당선 강남~용산 구간 사업이 무산되면서, 호매실 구간도 수익성이 나올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만약 통과된다고 해도 민간 사업자를 구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수원권 주민들은 2단계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국토부와 수원시 등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요금도 문제다. 최대 2천950원에 달하는 요금을 인하해야 이용객이 늘어날 것이란 목소리가 높지만, 수익을 만회해야 하는 구조상 오히려 인상의 가능성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